<앵커>
한라산에서 중국산 멧돼지가 빠르게 번식하면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사람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멧돼지를 잡을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JIBS 박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골프장 잔디가 움푹움푹 패어 있습니다.
한라산에서 내려온 멧돼지가 몸을 굴려댄 흔적입니다.
지난달에는 두 번이나 대낮에 멧돼지가 나타나 골프장 손님들이 대피하는 소동까지 벌어졌습니다.
[골프장 관계자 : 골프장과 붙어 있는 숲에서 멧돼지 소리가 난다. 킁킁킁 소리가 난다고 해서 119에 신고를 했고…]
번식력이 뛰어난 중국산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아 중산간 아래까지 서식 구역을 넓혀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람이 다칠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멧돼지 포획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람이 직접 산에 들어가 포획하는 것 외에는 딱히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2년 한라산에 포획틀을 10개나 설치해봤지만, 일 년에 한두 마리가 잡힐 뿐입니다.
[문성철/야생동물보호협회 제주도지부 : 진짜 멧돼지 출현 장소로 운반할 수가 없어요, (포획틀이) 무거워서… 멧돼지에 비해서 틀 자체가 작아요. 그래서 좀 더 커야 되지 않나…]
그나마 제주견이 활약하면서 매년 50여 마리씩 멧돼지를 포획하고 있지만, 얼마나 더 잡아야 하는지 알 수도 없습니다.
한라산에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중국산 멧돼지가 더 이상 동식물과 사람들을 위협하지 않도록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