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빈 공간에 주목하다…'보이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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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장민승+정재일의 '밝은 방'.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연합뉴스)

다음 달 개관 3년을 맞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건물 주변의 빈 공간에 젊은 작가들의 시각을 투영하는 시도에 나섭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내일부터 내년 2월 5일까지 서울관 안팎의 빈 공간을 조명하는 '보이드'전을 개최합니다.

'보이드'는 영어로 '빈 공간'을 의미합니다.

개관 3주년을 맞아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미술관 건축물 자체에 시선을 두자는 의도로 기획된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입니다.

전시장을 '섬', 전시장 외 복도와 마당 등의 공간을 '바다'로 규정하고, 바다를 탐색한다는 개념입니다.

실제 하늘에서 서울관을 내려다보면 미술관 건물이 마치 바다 위에 떠있는 섬처럼 보입니다.

건축, 미술, 음악, 디자인 등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은 이 섬 같은 공간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아 저마다의 해석을 선보입니다.

이들은 특히 미술관의 빈 공간이 실제 건축가의 기획과 의도대로 작동하는지를 살펴보고 실제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들여다봅니다.

미술가 장민승과 작곡가 정재일로 이뤄진 미디어아티스트 그룹 장민승+정재일은 텅 빈 전시장을 조명과 음악으로 메우는 작업을 선보입니다.

'밝은 방'이라고 이름 붙인 이 작업은 지상 공간에서 긴 계단으로 연결된 지하공간으로까지 이어지는데,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에 스며드는 빛과 느릿하게 흐르는 음악이 빚어내는 분위기가 묘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두 사람은 이 작업을 통해 관람객이 없는 시간대의 텅 빈 미술관이 주는 느낌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건축을 전공한 미디어 아티스트 김희천의 영상 설치작품 '요람에서'는 서울관 전경을 건축 모형도로 만든 뒤 이를 휴대전화 거치대로 삼아 '스케일 게임'을 시도합니다.

휴대전화 화면에 나오는 영상은 그 뒤편의 대형 스크린에 그대로 재생됩니다.

관람객은 스마트폰 거치대와 그 뒷면의 대형 스크린을 오가며 미술관 전체를 인식하는 시선을 갖게 된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입니다.

임진영, 염상훈, 성주은, 김형진, 최진이 등으로 이뤄진 '오픈하우스서울'은 서울관 주변의 보이드를 탐색하는 리서치 프로젝트를 진행해 이를 시각화해 보여주는 '보이드폼, 보이드 커넥션'을 전시합니다.

이밖에 건축가 최춘웅의 '실종된 X를 찾습니다'와 '옵.신'(서현석, 김성희, 슬기와 민)의 참여형 퍼포먼스 작품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를 기획한 정다영 학예연구사는 "서울관은 불확정적인 현대미술의 여러 양상을 표현하겠다는 전략 하에 빈 공간도 중요하게 설계됐는데 이러한 건축 의도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며 "작품 외에 건축물 자체도 들여다볼 때라고 생각해 이러한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전시는 서울관 입장료만 내면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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