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에게 ‘마이땅라오(???)’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아온 미국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맥도날드’가 중국 사업에서 손을 뗀다는 중국, 미국의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맥도날드가 중국에 들어간 지 26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맥도날드가 어떤 기업인가. 전세계 119개국에 걸쳐 3만 5천여 매장에 직원 1천8백만 명이 고용돼있으며 매일 6천9백만명의 손님이 찾아올 정도로 엄청난 브랜드가 중국에서 버티지 못한 것이다.
1987년 베이징에 첫 진출해 중국 4백여 도시에 5천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KFC(중국 명 컨더지,肯德基)와 피자헛도 중국 시장을 떠난다고 한다.
중국에서 초고속 고공 성장을 거듭해오던 이 기업들이 중국 사업에서 손을 떼려는 이유는 정치적 상황에 따른 중국 내 반미 의식 확산, 중국 토종 패스트푸드 업체의 추격 등으로 인한 수익율 저하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요인은 경제발전으로 인한 중국인들의 급격한 체질 변화 때문이 아닌가 한다.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이 전 세계 성인 체중 보고서를 토대로 비만지수(BMI)를 조사했더니 2014년 중국의 비만 인구는 남성 4천3백20만명, 여성 4천6백40만명 등 8천9백60만명이나 됐다. 1975년에 조사 대상 186개국 가운데 남성 60위, 여성 41위였는데 40여 년 만에 세계 1위 비만 국가로 올라섰다.
그 동안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했던 미국은 비만 인구가 8천7백80만명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중국에 자리를 내줬다.
중국 어린이와 청소년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유럽과 중국 공동 연구팀이 중국 산둥(山東)성 농촌 학교를 대상으로 7세에서 18세 남녀 학생 2만8천명의 체중과 비만지수를 분석했더니 1985년에는 남녀 모두 비만율이 1%를 넘지 않았는데 2014년에는 남학생 17%, 여학생 9%가 각각 비만으로 나타났다.
세계비만연맹(WOF)은 보고서에서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2025년 비만 어린이가 4천8백50만 명에 달해 스페인 인구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중국 언론은 중국이 급속하게 세계 최대 뚱보 나라가 된데 대해 경제 발전에 따른 생활 수준 향상, 패스트푸드 섭취량 증가 등을 주범으로 꼽았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5조 위안(우리 돈 8백31조원)을 투입해 비만과의 전쟁에 들어갔고 중국 소비자들도 패스트푸드에서 유기농 같은 건강 식품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기자가 특파원으로 중국에서 근무할 때 중국인들은 가난한 사람 가릴 것 없이 한결같이 휴대 보온병이나 물병을 가지고 다녀 신기하게 여겼던 기억이 있다. 중국 차를 끓인 물을 휴대하고 다니며 수시로 마시기 위한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중국 음식이 대부분 기름지지만 중국인들이 살이 찌지 않고 건강을 유지했던 비결 중 하나는 끊임없이 차를 마시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경제발전으로 의식주 생활은 윤택해졌지만, 세계 여러 나라가 이미 겪었듯이 그에 따른 대가는 만만찮다.
개방으로 밀려들어온 외래 패스트푸드 식습관 등 서구문화의 부작용을 중국 특유의 현지화를 통해 개선해 나갈 수 있을 지, 이번 맥도날드 중국 사업 철수를 바라보는 관심사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