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의 탈북자 김형수 씨는 "북한에 정보를 많이 전달해서 북한 주민을 투쟁하며 민주화도 요구할 수 있는 현대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독일에서 열리는 제2회 '북한인권 독일영화제'를 계기로 베를린을 찾은 김 씨는 현지시간 9일 시내 극장에서 한 강연에서 온갖 정보가 차단되고 수령 우상화로 마비된 북한사회의 실상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지난 2009년 탈북한 김씨는 조선중앙TV 채널 한 개만을 볼 수 있는 북한 주민의 현실을 설명하면서 최근 들어선 당국의 눈을 피해 위험을 무릅쓰고 비밀스럽게 '노트텔'이라는 것을 가지고 한국과 중국 채널을 본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당국이 강제하는 하나의 FM 주파수로만 맞춰진 라디오를 통해 처형 소식이나 우상화 방송 등 듣기 싫은 내용을 들어야 하지만 일부 주민은 요즘 MP3나 MP4로 케이팝도 듣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행위는 당국의 감시망을 피해서 하는 것으로, 적발되면 감옥에 가거나 심지어 처형까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씨는 북한에선 말하는 자유도 없다면서 "북한에 있을 때도 남한 라디오를 들었는데, 혹시 들은 내용을 무심결에라도 발설해 문제가 될까 봐 내내 걱정하며 살았다"고 전했습니다.
김 씨는 도시 간 이동을 하려 할 때도 최소한 1주일 전에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야 버스, 열차 표를 살 수 있고 그 증명서를 제시해야만 도시 통과가 허용되는 수준이라며 이동의 자유도 없다고 밝히고서 "사회 전체가 감옥으로, 주민은 그 안에서 통제를 받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오르다노 브루노 재단, 국민통일방송, 그리고 독일의 북한인권단체 사람(SARAM e.V.)과 헤코 등이 마련한 이번 행사는 '크로싱', '48시간' 등의 영화와 북한 실태에 관한 강연을 사흘간 선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