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폭테러' IS 훈련받은 6살 시리아 어린이…"기억 안 할래요"


2년 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국가 수립을 선포하고 검은 깃발을 세웠을 때 시리아 북부 도시 락까에 살던 꼬마 타임은 6살이었다.

이후 락까가 IS의 거점이 되면서 타임과 그의 가족 삶은 모든 영역에서 확 달라졌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IS 장악 지역에서 살다 유럽으로 탈출한 시리아 난민 소년 5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안고 사는 끔찍한 트라우마를 전했다.

그림을 그려가며 처음 처형 장면을 목격했을 당시를 이야기하던 타임은 결국 "아니에요. 기억하고 싶지 않아요"라며 이야기를 끝맺지 못했다.

IS가 락까에 들어오기 전만 해도 타임의 일상은 가족과 놀고, 학교가 중심이었다.

타임은 수학, 미술, 체육을 좋아한다며 "학교가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락까를 장악한 IS는 학교를 폐쇄하고 군사 기지로 만들었다.

몇 달 뒤 학교가 다시 개방됐을 때 그곳에는 여전히 IS 대원들이 남아 있었고, 그들이 감독하는 학교에 다녔다.

타임은 "처음엔 그들이 장난감도 줬다"며 "하지만 수업이 시작되면 매우 진지해졌고, 이슬람에 대해 가르쳤다"고 말했다.

그들은 예언자 무함마드가 낙타 도둑들의 눈을 뽑고 팔다리를 잘라 처벌했다는 이야기를 가르쳤고, 어린이들에게 이런 가혹한 정의는 경고이자 IS가 민간인에게 행하는 가혹한 처벌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기존의 교과서 대신 IS가 만든 교과서는 산수 등의 경우 총·수류탄·탱크 등이 셈 대상으로 나왔고, 과학과 역사는 순교를 미화하고 IS의 업적을 묘사하는 것이 주로 나왔다.

타임은 수업 시간에 다 같이 인근 공원으로 가서 구덩이 주위에 선 다음 부모가 IS에 저항하거나 숨기는 것이 있는지 말하도록 했다며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면 IS 대원들이 우리를 구덩이로 던졌다"고 말했다.

타임의 부모는 IS 치하에서도 일상을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아이들에겐 가까운 공원에 나가면 참수되고 난자된 시신을 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타임은 결국 자진해서 훈련소에 가겠다고 나섰고, 그걸 막는 부모를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6살에 IS의 어린이 부대인 '칼리파테의 아이들' 대원이 된 타임에게 캠프는 스포츠와 경쟁, 사격 연습 등 재미있는 활동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지는 법을 배우고 최고의 찬사와 함께 자살 폭탄 테러에 자원하도록 종용당했으며, 포로 처형에 참여하거나 지켜봤다.

IS가 아닌 다른 반군에 협력했다는 의심과 괴롭힘을 받게 된 타임의 부모는 탈출을 결심하고 돈을 모았고, 타임이 집에 돌아왔을 때 뇌물을 주며 검문소를 통과해 터키를 거쳐 북유럽으로 향하는 다른 난민들 틈에 섞였다.

난민 캠프에 도착한 타임의 가족은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다.

타임도 끔찍했던 기억에서 벗어나 새로운 학교와 언어에 관해 이야기하며 눈을 반짝였다.

하지만 타임은 가끔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비명을 지르거나, 훈련 캠프에서의 경험을 길게 늘어놓다가도 갑자기 "기억하고 싶지 않다"며 입을 닫곤 한다며 상담을 알아보고 있다고 타임의 어머니는 전했다.

타임의 어머니는 타임이 두려움을 극복한 것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결코 IS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타임도 "나는 지금도 IS 사람들에게 속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의 지배 아래 살아야 했던 민간인은 약 600만 명으로 이중 최소 200만 명이 15세 미만의 어린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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