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례본' 두고 소송까지…"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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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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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둘도 없는 내 쌍둥이.저와 쏙 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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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훈민정음 해례본이에요.훈민정음의 창제 비밀이 담긴 그 책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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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은 발음 기관을 본떠 만들었고, 모음은 천지인의 형상을 본떠 만들었다.’저는 한글 창제의 원리를 담고 있어요. 그래서 제 덕에 한글의 비밀이 세상에 알려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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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간송 미술관에 잘 전시된 저완 달리제 쌍둥이는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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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제 쌍둥이가 상주에 있다고 들었거든요?그래서 이름도 상주본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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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저보다 보관 상태도 좋고연구자들의 주석도 남아 있어서학술적으로 주목받은 그런 아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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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본은 지난 2008년,골동품 수집가인 배 씨 아저씨가 그 존재를 알리면서세상에 처음 공개됐어요. 그리고 문화재청의 감정평가 결과 1조 원의 가치가 인정받아 하룻밤 사이에 스타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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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씨가 다른 책에 끼워 훔쳐갔다.”-故 조 씨-그러던 어느 날, 다른 골동품 판매상인 조 씨 아저씨가 나타났어요.배 씨 아저씨가 훔쳐간 거라며,상주본이 본인 소유라고 소송까지 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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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배 씨 아저씨가 훔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어요. 단, 조 씨 아저씨가 배 씨 아저씨에게 잘 못 준 거니까다시 조 씨 아저씨에게 돌려주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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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배 씨 아저씨는 돌려주지 않았어요. 그러는 사이에 조 씨 아저씨는 해례본을 문화재청에 기증하겠다고 발표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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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소유물을 국가가 빼앗을 수는 없다. 이건 내 것이다.-배 씨-그런데도 배 씨 아저씨는 상주본을 내놓지 않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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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씨 아저씨네 집을 압수수색까지 해봤지만큰 소득은 없었어요.아저씨가 정말 꼭꼭 숨겨 놓으셨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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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배 씨 아저씨 네 집에 불이 났어요.그때도 제 쌍둥이가 혹시나불에 타지는 않았을까 정말 조마조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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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가의 10분의 1인,일 천억을 주면 넘기겠다.-배 씨-배 씨 아저씨는 이런 조건을 내걸었어요.하지만, 조 씨 아저씨가 기증했으니 국가 소유예요.그러니 문화재청은 배 씨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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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본은 분명히 국가의 것입니다.1년 전과 같이 진전은 없었지만,계속해서 배 씨와 협상해나갈 겁니다.”-문화재청 담당자-혹시 제 쌍둥이를 찾는 데 진전이 있었는지 문화재청에 직접 물어봤어요.아쉽게도 아무런 소식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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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딨는지 몰라. 없어. 다 낱장으로 나눴어."-배 씨- 상주본이 발견된 지 8년이 지났어요. 잘 보관되고 있는 걸까요? 잘 있는 거겠죠? 상주본, 제 쌍둥이를 꼭 만나고 싶어요.

훈민정음 해례본은 2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간송미술관에 보관 중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하나는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 숨긴 사람은 국가를 상대로 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건지, 해결 방법은 없는지 알아봤습니다.

기획 최재영 구성 성지혜 인턴 그래픽 박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