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무서웠니"…460㎞ 떨어진 경주 보듬은 동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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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피해 복구도 끝내지 못한 상태에서 태풍 '차바'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본 경주의 학생들에게 서해 최북단 대청도의 고사리손들이 따뜻한 위로의 마음을 전달했다.

인천 대청초등학교 학생 39명은 6일 오전 경주 내남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보내는 손편지를 썼다.

내남초는 지난달 12일 발생한 경주 첫 지진(규모 5.1)의 진앙이다.

글쓰기가 서툰 1학년 6명을 뺀 대청초 전교생은 한달 사이에 무시무시한 지진과 강풍, 수해를 연달아 겪은 또래 친구들에 대한 진심 어린 걱정을 연필로 꼭꼭 눌러 썼다.

경주는 지난 12일 규모 5.1과 5.8 지진이 잇따라 5천채의 주택이 부서졌고 수백 곳의 공장, 상가에서 피해가 속출해 90억원이 넘는 손실이 났다.

이후 수백차례의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5일 태풍 차바가 몰고 온 200㎜ 넘는 폭우가 내려 곳곳의 집과 공장, 농경지가 물에 담기고 2명이 실종되거나 숨져 주민들은 큰 불안과 실의에 잠겼다.

초등학생들이 여진을 피해 운동장에서 점심을 먹었다는 소식은 온 국민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대청초 2학년 정주희 양은 편지에서 "지진이랑 태풍이 한꺼번에 오면 정말 무서울 것 같다"면서 "학교에서 잘 지내고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6학년 천선우 군은 "뉴스에서 집이 무너지고 차가 물에 잠기는 끔찍한 장면을 봤다"면서 "모두들 힘내고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서해 최북단 섬 대청도는 경주와 직선거리로 460㎞나 떨어져 서울에서 부산까지 직선거리(320㎞)보다 훨씬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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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한의 위협과 도발로 섬에 사는 학생과 주민이 수시로 방공호로 대피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는 긴장감에 익숙한 대청도 어린이들은 경주 학생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공감하고 있다.

5학년 구여진 양은 "우리도 섬에서 민방위 훈련을 자주 하고 실제 상황에 대비해 물과 식량, 담요를 항상 가방에 챙겨두고 있다"면서 "경주도 언제 또 여진이 일어날지 모르니 잘 대비하고 안전하게 지내면 좋겠다"고 썼다.

대청초 학생들의 편지는 손편지 운동본부를 통해 경주 내남초 학생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근호 손편지 운동본부 대표는 "연이은 대형 재해로 불안과 고통을 호소하는 경주 어린이들이 용기와 희망을 되찾도록 응원하려고 학교와 상의해 편지쓰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사진=대청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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