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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주말 지난 학교 '엉망진창'…개방이냐 차단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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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이면 학교가 온통 쓰레기장이에요. 교내 곳곳에 버려진 담배꽁초, 술병, 과자 봉지가 수두룩합니다. 학생들이 쓰레기를 치워야 하고, 파손된 시설은 학교가 수리해야 합니다.” (A 초등학교 교감)

“건강 관리 차원에서 운동을 하고 싶은데, 딱히 집 주변에 운동할 수 있는 곳이 없어요. 피트니스 센터는 비싸서 가기 힘들죠. 그럴때면 집 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산보를 하거나 운동 기구를 이용해요.” (B 학교 근처 주민)

● "개방이냐" VS "차단이냐"

학교 운동장과 체육관 등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하는 문제를 두고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학교 시설도 공공기관이니 주민과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과 학생들의 안전 등이 위협받을 수 있으니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지난달 9일 서울시의회는 ‘학교 시설 개방·이용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학교를 개방하지 않으려면 신청자에게 서면으로 그 이유를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학교장 재량에서 사실상 학교 개방을 의무화한 것입니다. 

개정안이 통과되자 서울시교원단체총연합회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일부 학부모 단체도 반대 대열에 동참했고 몇몇 학교에서는 반대 서명 운동까지 벌어졌습니다.

● 학교 시설 개방 반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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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아이 하교 때문에 학교에 간 적이 있는데, 술 취한 분이 화단에 누워 큰소리로 욕을 하는데 이를 저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고요.” (아이디: jung****)

교육계와 학부모들은 학교 시설을 개방하면 외부인 출입이 잦아지고 자연스레 '범죄 위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2010년 6월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했던 김수철 사건, 2012년 9월 초등학교 교실에 난입한 남성이 학생들에게 야전삽을 휘둘렀던 사건 등이 발생했습니다.

최근 3년간 학교 안에서 발생한 범죄는 1만 3,700여 건에 달합니다.

학교 측은 특히, 학생을 위한 학교 시설이 주민 생활체육센터로 변질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조기 축구회 등이 학교 운동장이나 체육 시설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정작 학생들이 이용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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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들 ‘체육시설 너무 부족해…’

이런 교육계와 학부모들의 반발·우려에도 서울시의회가 학교 시설 의무 개방을 추진한 이유는 "주변에서 운동할 곳이 없다"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서울처럼 인구 밀집 지역에서 생활체육인 인구는 급격히 느는 반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체육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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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 입장에선 15분 거리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은 현재로서는 학교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 김생환 /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

“현실적으로 체육 시설을 확대하기가 어렵다 보니 학교 시설 개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대한체육회 등 생활체육계도 무조건 개방을 금지하는 것보다는 안전 대책 등 보완책을 마련해 주민과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와 서울시의회는 '학교 시설 이용 시간을 '1일 3시간'으로 제한하고, 학교에서 취사·음주·흡연 행위를 하는 경우 사용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수정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획·구성 : 임태우, 김미화/ 그래픽 :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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