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아이가 야생 동물이 사는 혹한의 시베리아 숲에서 홀로 버티다, 72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2일, 영국 BBC는 세 살 소년 체린 도프추트가 시베리아 연방지구 투바공화국에서 실종된 지 3일 만에 무사히 구조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체린은 할머니와 함께 타이가 숲 근처에서 놀다가, 할머니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숲으로 들어가는 강아지를 따라가면서 사라졌습니다.
실종 당시 체린은 낮에 입는 얇은 옷만 입고 있었을 뿐 아니라, 주머니에는 작은 초콜릿 바 하나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밤이 되자 숲의 기온은 급격하게 떨어졌고, 겨울잠을 앞두고 굶주린 곰과 늑대 등 야생 동물의 습격 위험도 커졌습니다.
게다가 물살이 빠른 강에 빠질 위험까지 있어, 세 살 아이가 숲에서 홀로 견디기에는 무리인 상황이었습니다.
실종신고를 받은 수색대는 최대한 빨리 체린를 찾기 위해 100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수색을 시작했고, 헬리콥터로 숲 근처 120㎢ 근방을 수색했습니다.
체린의 가족 역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이의 이름을 크게 소리치며 숲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찾아 헤매던 삼촌에게 어디선가 체린의 대답 소리가 들렸습니다.
삼촌을 발견한 체린은 달려와 그에게 안겼다고 합니다.
아이가 꺼낸 첫 마디는 천진난만하게도 "내 장난감 자동차는 잘 있어요?"였다고 합니다.
아이는 길을 잃은 뒤 주머니에 있던 작은 초콜릿으로 허기를 달래고, 나무뿌리 사이에 마른 낙엽을 쌓아 침대를 만들어 그 위에서 잠을 자며 체온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숄반 카라 올 투바 공화국 대통령은 체린이 무사히 구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만세!"라고 외치며, "도움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행복해하고 있다. 아이의 생존력과 용기에 모두 놀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춥고 험한 야생의 숲에서 홀로 살아남은 이 아이에게 새로운 별명이 붙었습니다.
바로 소설 '정글북'의 주인공, '모글린'인데요, '늑대의 보살핌으로 숲 속에서 안전하게 자란 큰 인간의 아이'라는 뜻인 만큼, 체린에게 이보다 잘 어울리는 별명은 없을 것 같네요!
'뉴스 픽'입니다.
(사진 출처 = Tuva Govern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