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시간 조사' 신동빈, 오후 업무복귀…식품계열사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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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의혹 등으로 18시간이 넘게 검찰 조사를 받은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이 귀가 후 몇 시간만에 출근해 정상 업무를 시작했다.

21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20일 오전 9시 30분 검찰에 출두해 이날 새벽 4시 10분께 조사를 마치고 성북동 자택으로 귀가했다.

불과 4~5시간 휴식을 취한 신 회장은 낮 12시께 서울 소공동 롯데 본사 인근에서 지인과 식사를 하고 오후 1시 30분 본사 26층 집무실에 도착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은 업무 복귀 후 별도의 임원회의 소집이나 지시를 하지 않았고, 곧바로 식품 계열사로부터 일상적 업무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검찰 소환 후 '침묵'에 가까울 만큼 평소보다 더 말수가 적어진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18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는 통역 없이 한국어로 진행됐고, 조사 과정 내내 신동빈 회장 곁에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가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받는 동안 신 회장은 비서실이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조사를 마친 신 회장은 검찰청 입구 계단을 내려오다 멈춰 서서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 조사에서 말씀드렸습니다"라고 짧게 답변하고 차에 올라탔다.

검찰 출두 당시 정갈하게 넥타이를 맸던 신 회장은 날을 넘긴 조사로 피곤한 탓인지 검찰청에서 나올 때는 '노타이' 차림이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평소 자신의 서류 가방을 수행 비서진에 웬만해서는 맡기지 않는데, 이날 새벽에는 나오자마자 가방을 수행 비서에 넘겼다"며 "심리적, 육체적 피로를 짐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검찰에서 신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자신의 연 300억원대 계열사 자금 수입의 출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대한 한국 계열사의 10년간 400억원대 급여 지급, 롯데건설 300억대 비자금 조성, 롯데케미칼 수입 과정의 일본롯데물산 끼워넣기, 자동출납기(ATM) 제조·공급업체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시 계열사 동원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 인지 여부나 해명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와 맏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게 넘기며 양도세나 증여세 등을 전혀 내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신 회장을 상대로 사전 인지, 지분 이전 동의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신 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검찰이 제기한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는 대체로 시인하면서도 일부 건에 대해서는 지시·관여 사실을 부인했고, 범의(범죄 의도)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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