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간 집에서 차례'…경주시민들 추석에도 지진 걱정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 15일 경북 경주시 내남면 박해수(65)씨 집에서 가족·친지 등이 차례를 지내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

15일 추석을 맞은 경북 경주시민들은 고향을 찾은 가족·친지 등과 차례상에 둘러앉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진 피해 등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 강진의 진앙인 내남면 부지리에 사는 박해수(65)씨는 이날 오전 80대 노모와 동생 등과 천장 등 균열이 난 집에서 차례를 지냈습니다.

박씨는 이번 지진으로 옥상 난간이 무너지고 물탱크가 파손되는 등 피해를 입었는데 "지진 때문에 집이 흔들려 형광등과 선풍기 등이 마구 떨어졌다. 정말로 집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지난번보다 더 큰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걱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동생 박상수(50·부산시 진구)씨는 "아직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어머님과 형이 많이 불안해해서 걱정이 크다"며 "정부에서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경주 지역 다른 곳도 분위기는 비슷했습니다.

추석 차례를 지내기 위해 경주에 온 서윤정(39·여)씨는 "친척들을 보자마자 한 첫 인사가 '지진에 별 이상 없느냐'는 것이었다"며 "밤에 자는 데도 여진이 느껴져 차례를 지낸 뒤 음복할 때도 다들 지진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손태식(70·포항 효자동)씨는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어느 집에는 담이 무너졌고 어느 집에는 물건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며 "담이나 기와가 파손된 집은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함께 걱정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경주와 가까운 포항을 찾은 귀성객들도 가족 등과 만나 지진 피해가 없었는지 서로 안부 인사를 나누며 오전 대부분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댁을 찾은 최모(38·여)씨는 "혼자 살고 계신 시어머니께서 아직도 지진 때 겪은 일을 무서워 하신다"며 "가끔씩 속이 메스껍다는 증세를 호소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강진으로 경주에서 발생한 재산상 피해는 4천 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댓글
댓글 표시하기
한반도 지진
기사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