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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운산업 부실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9일 국회 연석청문회는 핵심 증인인 최은영 한진해운 전 회장이 출석하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습니다.
전날 '맹탕·허탕 청문회' 비판을 감안한 듯 여야 의원들은 맹렬한 질문세례를 퍼부었으며, 최 전 회장은 급기야 수차례 눈물까지 보였지만 공세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최 전 회장은 이날 검은색 상의에 회색 카디건을 걸친 무채색 옷차림으로 청문회장에 나타났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증인선서를 할 때는 고개를 살짝 떨군 채 무거운 표정을 짓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질문에 또박또박한 어투로 답변했지만, 한진해운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 대목에서는 여러차례 목소리가 흔들렸고 눈물도 보였습니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이 사재 출연 용의를 묻자 최 전 회장은 "2007년 3월부터 2014년 4월 사임할 때까지 2천584일간 임직원과 함께했던 나날들을…"이라고 답변하던 도중 눈물을 흘렸고, 답변을 마친 뒤에도 감정이 복받치는 듯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의원들의 집중질타는 계속됐습니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눈물을 보였는데 후회와 회한의 눈물이냐. (아니면) 국민에 대한 사과의 눈물인가. 어떤 의미인가"를 물었고, 최 전 회장은 "둘 다 있다"고 답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영국의 선주 회장에 '눈물의 편지'를 보내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을 타결지은 사례를 언급하며 "최 전 회장은 그런 노력을 했느냐"고 몰아세웠습니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도 "'검토해보겠다. 생각해보겠다'하지 말고 적어도 도덕적 책임감을 느낀다면 물류대란 사태와 관련해 사재출연 등 공동책임을 분명해 해야 한다"며 "울지 마시라. 노동자와 국민은 피눈물을 흘린다"라고 말했습니다.
더민주 윤호중 의원이 '2014년에 경영권을 넘겨주고 한진해운 지분을 전부 처분했는데 당시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정보를 입수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반복해서 묻자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단호하게 "없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청문회에 강만수·민유성 전 산업은행 회장은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구속 수감중인 남상태·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건축가 이창하 전 대우조선해양 관리총괄전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