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한국 시간으로 8일 새벽 새 모델인 아이폰7 시리즈의 스펙을 공개한 것이 이날 장 초반 관련 종목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 아이폰7 시리즈에 대한 혹평을 내놓은 가운데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주가는 소폭 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29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56% 오른 163만원에 거래됐다.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 사태로 애플의 반사 이익이 예상됐지만 아이폰7 시리즈의 스펙이 그다지 혁신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노트7 리콜 이슈 등으로 어느 때보다 시장의 관심이 높았지만, 전체적인 스펙은 그동안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아이폰7은 하드웨어 변화가 크지 않고 스마트폰 산업의 제품 수명주기 관점에서 성숙기 국면에 진입했다"며 "아이폰7의 주요 구매층은 교체주기 2년에 진입한 기존 애플 진영에 그쳐 잠재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 연구원은 "아이폰7의 출시가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업체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전날 서울과 미국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을 공개한 LG전자도 전 거래일보다 1.13% 오른 5만3천500원에 거래 중이다.
V20 공개 당일인 전날에는 1.86% 하락하는 등 V20에 대한 시장 반응은 무덤덤한 편이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LG전자 V20 출시는 올해 4분기 MC(모바일) 사업 수익성 개선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V20은 MC 사업부 실적을 손익분기점(BEP) 수준으로 정상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도 "경쟁 환경에서 갤럭시 노트7 리콜에 따른 일부 반사이익이 예상된다"면서도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 진입과 더불어 양강 구도가 고착화돼 2위권 그룹(2nd Tier) 업체들이 입지를 회복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아이폰7 출시에 따른 수혜주로 꼽혔던 부품주의 흐름은 엇갈리고 있다.
LG이노텍은 0.61% 오른 8만2천700원에 거래됐다.
LG이노텍은 애플에 듀얼카메라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부품은 아직 낮은 수율 문제를 나타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부품 수급은 예년보다 안정적"이라며 "아이폰7의 출시로 LG이노텍과 슈피겐코리아 등의 수혜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아이폰7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며 상승폭은 크지 않은 상태다.
슈피겐코리아(-2.26%), LG디스플레이(-1.63%) 등 다른 관련주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규 아이폰의 영향이 작거나 단기간일 것으로 보인다"며 부품주에 대한 보수적인 의견을 유지했다.
황 연구원은 "내년 1분기부터 아이폰 기대감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며 "내년부터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해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업체들의 점유율은 크게 감소하고 듀얼카메라는 향후 공급사가 늘어나 하반기 실적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사진=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