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8일) 오전 유명 야구 해설가 하일성 씨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의 사기 혐의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 8시쯤 서울 송파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하 씨는, 잇따른 사기 혐의 피소로 곤욕을 치르고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의 사기 혐의는 지난 7월 부산지검으로부터 사기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던 사건입니다.
이 사건에서 하 씨는 아는 사람 아들을 프로구단에 입단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지인으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해당 사건을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 씨는 지난 2014년 4월 초 지인으로부터 "아는 사람의 아들을 프로야구 구단에 입단시켜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이에 하 씨는 "모 구단 감독에 알아보니 테스트를 받으면 입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며 "5천만 원이 필요하고, 그 중 2천만 원을 감독에게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며칠 뒤 지인은 5천만 원을 하 씨가 운영하던 회사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부탁한 사람이 프로야구 구단에 입단하지 못하자, 지난해 지인은 하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검찰은 하씨가 해당 선수를 프로야구 구단에 입단시켜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개인 빚을 갚는 데 쓸 생각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하 씨는 프로야구단 입단 청탁은 없었고, 그냥 빌린 돈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앞선 사기 사건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하 씨가 있지도 않은 '강남 빌딩'을 내세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아 고소당했던 겁니다.
당시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인에게서 3천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하씨를 불구속 입건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하 씨는 지난 2014년 11월쯤 수년 전부터 알고 지낸 44살 박 모 씨에게 "강남에 빌딩을 갖고 있는데 건물에 붙은 세금 5천만 원이 밀렸다"며 "세금을 내고 1주일 후에 돌려주겠다"면서 박씨에게 3천만 원만 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박 씨는 "공인인 나를 믿지 못하겠느냐"는 하 씨의 말을 믿고 선 이자로 60만원을 떼어낸 2천940만 원을 건넸습니다.
그러나 하 씨는 이후 곧 갚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변제를 차일피일 미뤘습니다.
8개월여 동안 돈을 받지 못한 박씨는 지난해 7월 하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하 씨가 돈을 빌릴 당시에는 박 씨에게 말한 빌딩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 하 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씨는 "현재 월수입이 1천200만 원이 넘지만, 운영하는 회사가 적자이고 워낙 부채가 많아서 돈을 갚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는 빌린 돈은 세금을 내고 빚을 갚는 데 썼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경찰이 세금 관련 증빙서류 제출을 요구하자 하씨는 이를 내지 않고 "세금을 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 씨는 돈을 빌릴 당시에는 약 11억2천300만 원의 빚이 있었고, 현재 채무는 2억5백만 원 가량 남아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되면서 하 씨는 자신의 입장 자료를 내 "몇 년 전 소유했던 시가 100억 상당의 강남 건물을 매각하다 사기를 당했다"며 "매각대금을 받지 못한 채 약 10억원 가량의 세금이 체납돼 이를 갚느라 사채를 썼고 지금도 불법추심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공중파 해설을 그만 둔 후 수익이 줄어든 상태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하기에 버거운 상황이었다"며 "최선을 다해 채무를 변제하려 노력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아달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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