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에 커다란 전화기가 설치됐습니다.
웬만한 사람 키보다 크고, 색깔도 빨간색이다 보니 정말 눈에 확 들어옵니다.
그렇다 보니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는데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도대체 이게 뭔가 하고 한 번씩 살펴보고 만져보고 하는 것이죠.
그런데 바닥에서 3.5미터나 떨어져 있는 이 전화기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아기 울음소리입니다.
아니 이게 웬 울음소리야 싶어서 다가갔더니, 바닥으로 빛이 뿌려집니다.
그리고 바닥엔 이런 메시지가 나타났습니다.
네, 사실 이 전화기는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캠페인으로 설치한 전화기였습니다.
이름도 '착한 신고 전화기'입니다.
시민들 그러니까 학대를 받고 있는 아이의 이웃 등 주변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혹시 학대받는 아이는 없는지 잘 살펴보고 신고해야 아이들의 고통스러운 삶이 멈출 수 있다는 걸 이렇게 표현한 겁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아동 학대는 한 해에 1만 건이 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동학대 피해 아동이 발견되는 확률, 발견율은 인구 1천 명당 1.1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미국은 1천 명당 9.13명이니 우리가 얼마나 낮은 수준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관심과 신고가 중요하고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 설치된 이 의미 있고도 재미있는 전화기는 앞으로 3주 동안 볼 수 있다고 하니, 가까운 곳에 가실 일이 있으면 한 번 찾아가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서울경찰청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인증샷 이벤트'를 한다는 소식도 있으니 그건 덤이겠네요.
이 조형물도 3주 뒤에는 없어지고, 이벤트도 끝나겠지만, 이 땅의 학대 받는 아이들이 사라질 때까지 관심을 두는 것만큼은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뉴스 픽' 김도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