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물도 부족해"…공해상 떠도는 한진 선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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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소속 선박들의 운항 차질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선박 압류를 피하기 위해 공해상을 떠돌고 있는 선원들은 마실 물과 음식도 부족한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한세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용선료 체불로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선 한진 로마호는 싱가포르 항구에서 발이 묶였습니다.

미국과 중국, 일본, 스페인 등으로 향하는 선박들은 입항을 못한 채 공해상에서 표류하고 있습니다.

자칫 한진 로마호처럼 압류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운항 차질을 빚고 있는 배가 전체 128척 가운데 73척에 달합니다.

불과 이틀 새 20척이 늘었습니다.

운항 차질 선박이 급증하며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거래업체들이 미수금 지급을 요구하며 현지 직원들을 협박했고, 인도와 두바이 등에선 화주들이 사무실까지 난입했습니다.

[한진해운 해외지사 관계자 : 저희한테 돈 받을 업체들이 있는데, 사무실로 직접 찾아오는 거죠. 막말로, 빨리 돈을 내놓으라는 거죠. 업체들이 무서워서 가족들도 철수를 못 하고 있습니다.]

입항이 지연되면서 배에 갇혀 있는 선원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한진해운 선원 : 좁은 배 안에서 생활하는 게 정말 너무 힘들어요. 마실 거, 먹을 것도 없어져 갈 텐데, 선원 용변 보는 것도 화장실이 거의 다 찬 상태일 거라….]

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한진해운 재무부서 관계자 : 세계적인 선주들은 철저해요. 우리 정부가 얘기해도 '당신이 뭔데?' 이렇게 말해요. 결국, 똑같이 자금을 내라는 거예요.]

한진해운은 이번 주 안에 주요 거래국 10여 곳에 압류금지를 신청할 예정이지만, 최종 법원 판결까진 2주가량이 소요돼 피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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