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소비자 물가 확 내려갔다'…원인은 폭탄 전기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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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김범주 기자와 함께합니다. 지난달에도 소비자 물가가 0.4%밖에 오르지 않을 거로 나왔는데, 이 물가를 끌어내린 원인 가운데 가장 큰 게 전기요금이라고요?

<기자>

"며칠 전까지만 해도 더운데 내가 에어컨도 못 켜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라고 생각하실 텐데, "이게 뭔 소리야?" 싶으실 텐데, 사실입니다.

통계로는 전기요금이 싸져서 물가가 확 내려간 게 맞는 게 지난달에 전기요금이 13%나 떨어져서 물가를 잡아 내린 거로 그렇게 나왔습니다.

<앵커>

그런데 요금 폭탄 걱정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이게 와 닿지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어떻게 보면 통계의 한계라고도 할 수 있데, 일반 소비자들은 누진제 때문에 사실은 지난달, 지지난달 해서 전기요금 폭탄 맞으신 분들이 굉장히 많단 말이에요.

실제로 저희 취재진이 한전 가서 곧 가정집으로 보낼 고지서들 쭉 살펴봤더니 20만 원짜리, 30만 원짜리 이런 것들이 정말 툭툭 튀어나오는데 사실 저도 지난달에 에어컨을 하도 많이 틀어서 저 고지서 중의 하나가 제게 아닌가 하는 그런 불안감이 있는 상태라서, 통계는 그러면 왜 그러냐, 이 통계는 우리가 전기를 얼마나 썼는가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왔나 이건 고려하는 게 아니라 한전에서 파는 전기요금이 얼마나 왔다 갔다 했느냐 이게 기준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정부가 7월부터 9월까지 한시적으로 전기요금을 내리기로 했잖아요. 그러니까 물가 통계 잡을 때는 "어, 전기요금이 싸졌네, 내려갔네." 이래서 13%가 떨어진 거로 통계에 잡히는 겁니다.

그래서 전체 물가를 끌어내리게 되는 건데,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우리가 내는 전기요금이 그대로 반영되는 게 아니죠.

그러니까 물가지수가 물건의 값이 어떻게 바뀌었나를 따지는 거지, 사람들이 얼마를 썼나를 따지는 게 아니라서 벌어진 일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리고 추석을 앞두고, 또 무더워 때문에 과일이나 채솟값도 껑충 뛰었는데 이것도 역시 물가지수는 잘 안 잡히는 것 같아요.

<기자>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래도 추석 때는 우리가 보통 때보다 이런 신선식품, 채소라든가 과일이라든가 고기라든가 이런 걸 더 먹게 되는데 아무래도 가족들도 만나고 해야 되니까요.

그런데 잘 먹다 보면 살도 찌기 좋은 시기잖아요. 어찌 됐든 이것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을 하는 게 이 물가지수에 과일이나 채솟값이 오른 게 반영은 됐어요. 당연히.

반영은 됐는데, 이것도 사과하고 밤 같은 경우는 80% 이상 올랐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것도 보면 밤은 물가지수에 반영이 되더라도 평소 같으면 비싸면 좀 나중에 먹어도 되는데, 차례가 있으니까 안 살 수가 없잖아요.

사과도 내가 먹을 거면 작은 것도 상관없지만, 추석 때 선물 보내기도 하고 차례상에 올릴 때는 좋은 걸 올려야 된단 말이에요.

[손종권/대형마트 영업담당자 : 아무래도 명절이다 보니 선물용으로 쓰기 때문에 크고 빨간색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지금 작황이?) 지금 폭염으로 인해서 빨간색이나 큰 사과가 작년에 비해 일주일 이른 시기기 때문에 많이 좋진 않습니다.]

일주일 이르다는 건 작년보다 추석이 일주일 빠르다는 겁니다. 그러면 좋은 걸 사려면 80%가 아니라 당연히 그것보다 더 비싼 걸 사야 되겠죠.

그리고 한웃값도 많이 뛰었는데, 이것도 역시 내가 먹을 거면 수입산도 먹지만, 또 선물 같은 거 하려면 한우 하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에 이것도 실제로 물가 잡히는 건 훨씬 더 비싸다고 봐야 될 겁니다.

사실 이런 부분들은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은 또 물가지수에 잘 잡히지 않아서 벌어지는 일인데, 우리는 장 보러 가서 몇 개만 집어도 "와, 이거 이렇게 물가가 많이 올랐어?" 이렇게 생각을 하지만, TV 틀면 저희 같은 기자들이 나와서 "물가가 많이 안 올랐습니다. 거의 떨어진 수준입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뭔 소리인가 하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면 물가도 여러 요소를 단순히 가격만 보는 게 아니라 실제로 소비자들이 계절에 따라서 쓰는 것도 다르고 그렇잖아요. 이런 걸 좀 종합해서 실제 우리 생활물가를 보여주는 지표를 개발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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