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남산공원에 아프리카 사는 호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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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말 남산공원에서 포착된 호저 추정 동물 (사진=연합뉴스/독자 제공)

지난달 31일 오후 8시30분 서울 남산공원을 산책하던 직장인 A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남산 중턱 수복천 약수터 앞에서 인근에서는 처음 보는 동물을 발견했기 때문입니이다.

크기는 성인 남성 손에서 팔꿈치까지 정도인데, 온몸에는 가시가 돋쳐있었습니다.

A씨는 "고슴도치와 얼핏 비슷했지만, 크기가 더 컸다"며 "혹시나 위험한 동물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척 놀랐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A씨는 이 동물을 호저, 즉 산미치광이로 추정했다.

영어로는 '포큐파인'(Porcupine)이라고도 하며, 아시아·아프리카·남미 등지에 서식하는 포유류로, 긴 가시 털이 특징인 동물입니다.

그가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에는 빛나는 눈과 긴 가시가 비교적 선명하게 담겼습니다.

서울대공원 홈페이지는 '아프리카 포큐파인(호저)'을 가리켜 "빳빳한 반절형의 가시와 바늘은 색이 희거나 검은 색이고, 곤두세울 수도 있다. 적이 공격하면 몸을 오그리고 가시를 곤두세우며, 가시가 적의 몸에 꽂히면 몸에서 떨어져 나온다"며 "야행성 동물이다"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호저는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적으로 서식하는 동물은 아닌 것이 분명한데, 어떻게 서울 한복판에 나온 것일까.

인근 지역을 관할하는 경찰서는 "호저를 발견했다는 신고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역시 비슷한 내용의 신고도 없었고, 그로 인해 출동한 기록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남산공원 N서울타워 4층에는 여러 동물을 보유한 작은 동물원이 있지만, 동물원 관계자는 이곳에서 사육하는 호저 1마리는 우리 안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남산공원을 관리하는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는 이 같은 '호저 목격담'이 처음은 아니라고 2일 밝혔습니다.

지난달 중순께 한 방문객이 남산 중턱에서 "고슴도치와 비슷한 동물을 봤는데, 고슴도치는 아닌 것 같다"고 신고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업소 직원들이 직접 순찰을 할 때 발견한 적은 없고, 지금껏 호저로 추정되는 동물을 찍은 사진도 없기에 어쩌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업소 관계자는 "호저가 맞는다면 남산공원에 자연 서식할 일은 없으니 누군가 애완용으로 키우다 버렸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며 "사진을 확인한 뒤 추후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남산을 산책하다 호저와 맞닥뜨렸다 해도 크게 당황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에버랜드 호저 사육사는 "포큐파인은 먼저 건드리거나 자극하지 않으면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드물다"라며 "하지만 원래 살던 곳을 벗어나 있다면 예민해진 상태일 수도 있어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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