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대출 1인당 2건만 허용…공공택지 공급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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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주택 공급조절에 나선 것은 과도한 주택 공급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주택 인허가 물량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저금리와 집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이자 건설사들이 밀어내기식 분양을 지속하면서 인허가 물량이 위험 수준에 달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지난해 주택 인허가 물량은 총 76만5천 가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작년 대비 18.4% 증가한 35만5천 가구가 인허가돼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주택공급 과잉 우려가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당초 금융위원회 등이 요구한 분양권 전매제한이나 재당첨 금지 등 수요 측면의 규제는 제외했다.

이미 지방을 중심으로 공급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 등의 경고등인 켜진 상태이고, 내년 이후 수도권 입주 물량 증가로 주택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돼 과도한 규제는 시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종전 1인당 최대 4건까지 가능했던 중도금 대출 건수는 2건으로 줄여 전매차익 등을 얻으려 한 사람이 여러 채를 분양받는 투기성 분양은 차단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박선호 주택토지실장은 "주택 공급 물량 증가가 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 확대와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공급 물량 조절로 가계부채를 축소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LH 공공택지 공급물량 축소·분양보증 예비심사 도입 국토부는 과도한 주택 공급을 막기 위해 9월 중으로 택지매입부터 인허, 착공·분양 등 사업단계별로 관리에 착수한다.

우선 공공택지 공급 물량을 줄인다.

인허가나 분양단계에서는 인위적으로 공급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원재료'인 토지 공급부터 줄이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주택용지를 지난해의 58% 수준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작년에 12만9천가구 규모의 공공택지가 공급됐지만 올해는 7만5천가구로 줄어든다.

이 가운데 분양주택용은 지난해 10만6천가구에서 올해는 4만9천가구로 절반 이상으로 줄이는 대신 임대는 작년 2만3천가구에서 올해 2만6천가구로 소폭 늘린다.

정부는 내년도 공공택지 공급 물량도 분양주택 용지를 중심으로 올해보다 더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건설사들이 금융기관에서 택지 매입 자금을 조달할 때 발급해주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보증도 강화된다.

종전에는 사업계획 승인 전에도 PF대출보증을 신청할 수 있고 공공택지에서는 사업계획승인을 받지 않아도 대출 보증을 해줬지만 이제는 사업승인 이후에만 보증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사업부지 가운데 수용대상 토지나 매도청구 대상 토지가 일부 포함된 경우에는 수용·매도가 확정된 이후에 보증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미분양 적체가 우려되는 '미분양 관리지역'에선 '분양보증 예비심사'가 도입돼 택지 매입 전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예비심사를 받도록 했다.

만약 예비심사를 받지 않는 경우에는 분양보증 본심사를 거부해 분양보증서 발급을 해주지 않는다.

미분양 관리지역 기준도 종전에는 '직전 3개월간 미분양 물량이 50% 이상 증가하고 누적 미분양 주택수가 직전 1년간 미분양 발생 수의 2배 이상인 곳'으로 한정했으나 앞으로는 추가로 인허가와 청약경쟁률을 따져 미분양 관리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미분양 관리지역에서는 지금까지 1천가구 이상인 경우 분양보증 심사때 본점심사를 받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500가구 이상이면 본점심사를 받도록 강화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7월 현재 미분양 관리지역은 수도권 7곳, 지방 13곳 등 총 20곳에 이른다.

분양보증 요건도 강화한다.

종전에는 소유권이 확보되지 않았거나 가압류, 저당권 등 권리제한이 있는 경우 담보 대신 '담보대용료'를 받고 분양보증을 발급해줬지만 앞으로는 담보대용료를 받지 않고 소유권이 명확해진 경우에 한 해 분양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또 지금까지 업체별로 분양보증 한도를 초과하더라도 가산보증료를 받고 보증서를 발급해주던 것도 앞으로는 한도를 초과한 경우에는 분양보증을 해주지 않는다.

◇ 중도금 대출 보증 HUG·주금공 통합 최대 2건까지만 허용 분양계약자들이 받는 중도금 대출 보증 건수는 1인당 최대 2건으로 제한된다.

국토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를 통한 중도금 대출 건수를 1인당 2건, 최대 6억원으로 제한했으나 주택금융공사를 통해서도 별도로 2건의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어 1인당 최대 4건의 중도금 대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두 기관의 대출 건수를 통합 관리해 두 기관의 대출을 합해 최대 2건까지만 허용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출 금액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경우 수도권은 건당 6억원, 지방은 3억원이며 주금공은 건당 3억원으로 변함없다"며 "건수만 통합 관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기관의 중도금 대출보증은 종전에는 대출금액의 100%까지 보증이 나갔지만, 앞으로는 90%만 보증해 나머지 10%는 은행이 리스크를 분담하도록 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현재 수도권 지자체와 진행하던 주택정책협의회를 전국 단위의 광역자치단체로 확대해 인허가 단계부터 물량 조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자체와 협력해 과도한 주택공급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정수준의 인허가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박선호 주택토지실장은 "다운계약서나 청약통장 거래 등 불법 행위에 대한 단속도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주택공급 물량의 안정적인 관리가 가계부채 건전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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