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금괴의 원산지를 제때 증명하지 못한 데 대해 수억 원의 관세를 물린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는 삼성물산이 서울세관장을 상대로 낸 관세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관세 부과가 적법하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2006년 11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모두 11차례 스위스산 금괴를 수입한 삼성물산은 한-EU FTA에서 정한 무관세 혜택을 적용받기 위해 인천공항세관에 원산지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스위스에서 생산되는 금괴의 양에 비해 삼성물산이 수입한 금괴의 양이 너무 많다는 점을 이유로 서울세관은 2008년 6월 스위스 관세당국에 원산지 검증을 요청했습니다.
스위스 측이 회신기한인 10개월이 지나도록 답변하지 않자, 서울세관은 관세 6억 3천만 원과 부가가치세 6천300만 원을 부과했고, 삼성물산은 소송을 냈습니다.
스위스 관세당국은 원산지 검증과 관련한 자국 내 소송 등을 이유로 회신기한이 지난 2010년 9월과 2012년 1월에서야 삼성물산이 수입한 11건의 금괴 중 9건의 원산지가 스위스로 인정된다고 회신했습니다.
이 때문에 자국 내 원산지 검증 소송 탓에 스위스 측의 회신이 지연된 것이 한·EU FTA에서 정한 회신기한 규정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가 재판의 쟁점이 됐습니다.
한·EU FTA 제24조 7항은 검증요청일로부터 10개월 이내에 회신이 없는 경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특혜관세대우를 배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1, 2심은 "예외적인 경우를 광범위하게 해석할 경우 간접검증 방식의 실효성을 상실한 우려가 있고, 소송 제기 등 외부적인 요인이 회신 지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없다"며 관세부과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2010년과 2012년에 온 스위스 당국의 회신만으로는 금괴의 원산지가 스위스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