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딸 살해 母 "신병 앓았다"…"사건 연관성 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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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의 악귀가 딸에게 씌었다'며 친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어머니가 "결혼 전 신병을 앓았다"고 진술해 경찰이 범행 동기와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시흥경찰서는 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어머니 A씨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A씨의 조모가 과거 무속인이었고, A씨도 결혼 전 한동안 신병을 앓다가 증상이 멈추자 무속인 길을 거부한 채 결혼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또, 무슨 이유에선지 지난 15일부터 A와 A씨의 아들 B씨(26세), 숨진 딸 B씨(25세) 등이 식사를 하지 않고 굶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범행 당일 이들 3명은 밤새 이야기를 나눴으며, 새벽부터 애완견이 심하게 짖자 "악귀가 씌었다"고 생각해 애완견을 죽이려 한 것도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무당이던 할머니에서부터 내려온 신내림을 받지 않은 A씨가 아들·딸과 5일간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환청과 환각에 의해 '악귀'를 운운한 것이 범행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5일부터 식사를 하지 않던 피의자들이 오늘부터 식사하기 시작했다"며, "19일 검거 이후 지금까지 범행에 대한 진술을 거의 하지 않던 피의자들이 심경에 변화가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이것과 별개로 약물이나 식사 외 섭취한 음식물이 범행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닌지도 조사할 방침입니다.

A씨 등은 19일 아침 6시 40분쯤 경기 시흥시 자신의 집에서 흉기와 둔기를 사용해 딸이자 여동생인 C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아들 B씨는 범행 직후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 사실을 알렸고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현장을 찾은 지인이 숨져 있는 C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발견 당시 C씨는 목이 잘려 머리와 몸이 분리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범행 이후 달아났던 A씨 등은 남편의 자수 권유로 경찰서로 향하다 경찰서 근처 도로에서 체포됐습니다.

당초 경찰은 아들 B씨가 아버지에게 "여동생을 살해했다"고 말한 점에 비춰 B씨의 단독 범행으로 예상했지만, A씨가 범행 당시 현장에있던 사실을 확인, A씨와 B씨 모두를 용의자로 체포했습니다.

이후 A씨 등의 진술을 토대로 이들이 함께 범행했고, 이 과정에서 아들 B씨가 아닌 어머니 A씨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A씨와 오빠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오늘 열릴 예정인데, 구속 여부는 오늘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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