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은 400m 계주 결승행…한국만 제자리걸음

일본, 37초68로 자메이카 꺾고 조 1위…중국은 미국 이어 조 2위


일본이 자메이카를 따돌렸고, 중국은 미국과 대등하게 뛰었다.

예선이긴 하지만, 올림픽 남자 400m 계주에서 벌어진 놀라운 광경이다.

일본과 중국이 육상 단거리 불모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때 일본과 중국을 라이벌로 여겼던 한국은 '다른 차원'에 진입한 두 나라를 부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야마기타 료타, 이즈카 쇼타, 기류 요시히데, 아스카 캠브리지로 구성한 일본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열린 예선 2조 경기에서 37초68을 기록해 조 1위를 차지했다.

이 종목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자메이카가 37초94로 일본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뛰지 않았다는 걸 고려해도 무척 놀라운 결과다.

1조에서도 아시아 돌풍이 일어났다.

중국은 탕셴창, 쑤빙톈, 셰전예, 장페이멍이 이어 달려 37초82를 기록했다.

1조에서 중국보다 빨리 결승선을 통과한 팀은 미국(37초65)뿐이었다.

16개국이 참가한 올림픽 남자 400m 예선에서 일본은 2위, 중국은 3위에 올랐다.

중국이 1조에서 37초82로 지난해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들이 세운 37초92를 경신하자, 바로 뒤에서 일본이 37초68로 새로운 아시아기록을 작성했다.

장기 전략과 단기 전략이 융합해 만든 성과다.

육상 단거리 불모지로 불렸던 두 팀은 포기하지 않고 육상 선수를 육성했다.

일본은 미국으로, 중국은 러시아로 육상 유망주를 유학 보내는 등 장기 투자를 했다.

그 결과 두 국가는 10초1대로 100m를 뛰는 선수를 5명 이상 보유했다.

재료를 마련한 일본과 중국은 400m 계주팀을 정기적으로 모아 '바통존 훈련' 등에 전념했다.

400m 계주는 바통존에서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일본과 중국은 바통존을 민첩하게 통과하는 훈련을 거듭해 계주팀 기록 단축에 힘썼다.

성과가 나자, 힘이 더 났다.

일본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400m 계주에서 동메달을 땄다.

아시아 국가 최초였다.

중국은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400m 계주 2위에 올랐다.

이 역시 아시아 최초였다.

일본과 중국이 경쟁하며 세계 정상권에 접근하는 사이 한국 단거리 육상은 제자리걸음만 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 육상은 "남자 400m 계주에서 일본, 중국에 도전하겠다. 전략적으로 육성할 종목이다"라고 선언했다.

그해 7월 7일 38초74의 한국기록을 세우며 잔뜩 고무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중국이 더 빨리 달아났다.

사실 일본과 중국 육상이 한국을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은 건 꽤 오래전부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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