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민의 우상 필릭스, 두 번이나 '다이빙 불운'


미국민이 사랑하는 간판 스프린터 앨리슨 필릭스(31)에게 이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불운의 연속입니다.

결승선에 몸을 날려 골인하는 이른바 '다이빙 피니시'에 벌써 두 번이나 희생된 탓입니다.

필릭스는 현지시간으로 1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끝난 리우올림픽 여자 400m 결승에서 다이빙으로 결승선을 넘은 사우네 밀러(22·바하마)에게 불과 0.07초 차 뒤진 49초 51의 기록으로 은메달에 머물렀습니다.

혼신의 역주를 펼친 필릭스가 정상 주법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과 달리 막판 다리가 풀린 밀러는 결승선에 몸을 날렸습니다.

사진 판독결과 상체 몸통이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밀러에게 금메달의 영광이 돌아갔습니다.

야구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듯 몸을 내던진 집념의 결과였습니다.

밀러의 다이빙이 고의였다더라고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는 비난만 받을 뿐 금메달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습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밀러와 코치인 랜드 브라우먼은 절대 고의가 아니며, 막판 다리에 힘이 빠져 그랬을 뿐이라고 강변했습니다.

필릭스는 지난달 미국 오리건 주 유진에서 열린 대표선발전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주 종목인 200m 대표선발전에서 역시 결승선 근처에서 상체를 내밀고 쓰러진 동료에 밀려 4위에 그쳤습니다.

다이빙까진 아니더라도 '몸 내밀기 신공'으로 필릭스를 따돌린 제나 프랜디니가 3위로 리우올림픽 출전 막차를 탔습니다.

남녀 단거리 최강을 자부하던 미국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올림픽에서 우사인 볼트를 앞세운 자메이카에 연전연패해 2위로 추락했습니다.

리우올림픽 남녀 100m 금메달도 모두 자메이카에 돌아갔습니다.

필릭스는 그 와중에서 뛰어난 실력과 우아하고 기품있는 모습으로 전 세계 육상팬이 많습니다.

체중의 6배에 가까운 기구를 다리로 밀어 올리며 오로지 훈련으로만 지나치게 가늘던 다리를 육상 선수의 근육으로 바꾼 필릭스의 스토리는 약물 추문이 적지 않게 퍼진 육상계에 신선함을 안겼습니다.

그러나 선수 이력으로 보면, 필릭스는 '불운의 선수', '만년 2인자'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습니다.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육상선수권대회에선 200m를 세 차례나 제패했지만, 정작 4년마다 열리는 최고의 잔치 올림픽에선 라이벌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자메이카)에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에서 거푸 패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야 이 종목에서 금메달의 한을 풀었습니다.

필릭스가 올림픽에서 딴 나머지 3개의 금메달은 1,600m 계주와 400m 계주 등 이어달리기였습니다.

그는 리우에서도 1천600m 계주에서 금빛 질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 패럴림픽
기사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