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케냐 출신' 예벳, 바레인 올림픽 사상 첫 金


'케냐 출신' 루스 예벳(20)이 바레인에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역사적인 순간이지만, '오일 머니로 산 금메달'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예벳은 우리 시간으로 1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여자 3천 m 장애물 결승에서 8분59초75로 우승했습니다.

그는 올해 6월 자신이 세운 아시아 기록(8분59초97)도 경신했습니다.

경기 막판 여유를 부리지 않았다면 세계 기록(8분58초81) 경신도 가능해 보였습니다.

이날 예벳 기록과 세계 기록 차는 불과 0.94초였습니다.

경기 뒤 예벳은 "기록을 신경 쓰지 않았다. 오로지 금메달에만 집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은메달은 9분7초12를 기록한 하이빈 옙케모이(케냐)가 차지했습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참가한 바레인은 예벳 덕에 역대 올림픽 첫 금메달을 손에 넣었습니다.

예벳은 1996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태어났습니다.

2013년 4월 케냐 고등학교선수권에서 3천m와 5천m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곧바로 바레인이 접근했습니다.

예벳은 그해 바레인 국적을 얻었고, 2014년부터 바레인 국가대표로 활약했습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바레인 국기를 달고 여자 3천m 장애물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예벳은 "케냐에는 정말 많은 육상 선수가 있다. 교육을 받을 기회는 바레인이 더 많다"며 육상 국가대표로 뛸 기회와 교육 환경을 귀화 이유로 꼽았습니다.

바레인은 15일 여자 마라톤에서도 '케냐 출신' 덕에 올림픽 사상 첫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여자 마라톤 2위 유니스 키르와(32)도 2013년 말 케냐를 떠나 바레인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사실 바레인이 올림픽에서 처음 따낸 메달도 '오일 머니' 덕분입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1천5백m에서 바레인에 올림픽 첫 메달(동메달)을 안긴 마리암 유수프 자말도 에티오피아 출신입니다.

바레인이 이날까지 따낸 올림픽 메달 3개를 모두 아프리카 출신 선수가 만들어냈습니다.

바레인은 카타르와 함께 "오일 머니로 선수를 '구입'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바레인은 금전적인 어려움이 있는 아프리카 육상 선수를 10대 중후반에 귀화시켜 1, 2년 안에 국가대표로 내세우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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