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수영·럭비 '항암투혼'에 눈물·탄식·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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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궁암과 싸우며 출전한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제임스가 기뻐하는 모습

지난 14일, 리우올림픽 사이클 경륜 경기장에서는 지난 14일 암 투병을 해온 영국 여성 레베카 제임스(24)가 병마와 싸워 은메달을 따면서 눈물바다를 이뤘습니다.

준우승이 확정되고서 트랙을 한참 더 돌던 그녀는 코치와 연인, 가족과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울었고, 제임스의 사연을 뒤늦게 알게 된 관중들도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암 수술 후유증도 모자라 심각한 부상이 이어지면서 그녀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선수생활을 그만두려 했습니다.

2014년 자궁암 수술 후 항암치료 끝에 간신히 재기하는 듯했으나 돌발 재앙이 겹쳐 지난해는 무릎을 심하게 다쳤고, 이어 어깨까지 수술하면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의자에 앉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고, 담당 의사는 "자전거를 다시 타지 못할 것이다"라는 선고를 내렸습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8개월 전만 해도 올림픽 출전은 상상도 못 했다"고 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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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전 자궁암 수술을 받고도 올림픽에 출전해 조별 예선 1위를 차지한 데커의 자랑스러운 모습

지난 13일 네덜란드 간판 여자 수영선수인 잉에 데커(31)가 출전한 50m 자유형과 400m 계영 경기장에서 환호와 탄식이 쏟아졌습니다.

데커는 지난 7일 400m 계영 4등을 한 데 이어 13일에는 50m 자유형 도전에 나서자 관중은 두 손을 모아 데커의 선전을 기원했습니다.

데커는 보답이라도 하듯이 당당히 1등을 했고,관중석에서는 힘찬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러나 전체 88명 중 13위로 진출한 준결승전에서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16명 중 꼴찌를 했지만, 물 밖으로 나왔을 때는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불굴의 도전정신에 보낸 격려와 찬사였습니다.

데커는 올림픽을 불과 5개월여 앞둔 올해 2월 자궁암 판정을 받고 수술했지만 화장실까지 걷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수술 상처가 아물자마자 재활에 들어가 3개월간 피나는 훈련 끝에 올림픽행 티켓을 따낸 덕에 리우에서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는 감동 드라마를 연출했습니다.

인간한계를 넘어선 선수단에는 미국 여자 럭비팀 주장 질리언 포터(30)도 포함됩니다.

그는 2014년 관절암의 일종인 '활막 육종' 3기 진단으로 항암치료를 6차례나 받았지만 지난해 항암치료가 끝나자 몇 주 만에 운동장으로 뛰쳐나가 훈련을 재개해 리우올림픽에 출전했습니다.

2010년에도 럭비월드컵 준비 경기에서 목뼈가 부러져, 월드컵 출전이 무산된 것은 물론, 생명까지 위태로웠으나 끈질긴 재활을 거쳐 필드로 복귀했습니다.

리우에서 메달을 못 땄지만 숭고한 투혼은 지구촌에 용기와 영감을 선사했습니다.

벨기에 국가대표로 남자 10종 경기에 나선 토마스 판더플라에첸(26)은 2년 전 고환암에 걸렸습니다.

항암제 투약으로 머리털을 모두 잃었지만 치열한 재활과 훈련 끝에 철인으로 재탄생했고 1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집념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북한 림정심(23)은 리우에서 '투혼의 상징'으로 각인됐습니다.

지난해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인상 도전에서 엉덩이를 심하게 다쳐 더는 뛸 수 없다는 진단에도 용상 경기에 나서 2위를 했고, 국제역도연맹은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감탄했습니다.

리우에서는 정상에 우뚝 서, 북한 올림픽 역사상 처음 개인 통산 금메달 2개를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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