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육상 100m 예선에서 질주하고 있다. 김국영은 10초37의 기록으로 예선 8조 7위를 기록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죄송합니다. 응원해주셨는데…." 김국영(25·광주광역시청)이 고개를 숙였다.
한국 육상에서 20년 만에 나온 올림픽 100m 출전 선수로 관심을 모은 김국영은 첫 올림픽 무대에서 아쉽게 퇴장했다.
김국영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00m 예선 8조 레이스에서 10초37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같은 조에서 뛴 9명 중 7위였다.
이날 경기한 70명 중에는 공동 51위다.
김국영은 "올림픽 준비를 정말 잘했고 몸 상태도 좋았는데…. 너무 아쉽다"며 "모든 게 내 잘못이다. 응원해주신 분들께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날 김국영의 출발 반응 속도는 0.135초로 8조 선수 중 3위였다.
40m 지점까지는 2, 3위를 다퉜다.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뒤로 처졌고, 자신이 보유한 한국 기록 10초16보다 0.21초나 느리게 레이스를 마쳤다.
김국영은 "경기 운영이 아쉬웠다. 40∼50m 지점까지 잘 치고 나왔는데 거기서 주춤했다"며 "100m는 한순간 흐름이 흐트러지면 회복할 수 없다. 내 실수였다"고 곱씹었다.
그는 "10초1대 기록은 낼 수 있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남자 100m는 예선 각 조 1, 2위와 나머지 선수 중 상위 8위까지 총 24명이 준결승전에 진출한다.
이날 준결승 진출자 중 가장 느린 기록은 10초20이었다.
김국영의 바람대로 10초1대를 뛰었다면,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100m 준결승에 진출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연출될 수 있었다.
김국영의 첫 번째 올림픽은 '미안함'과 '아쉬움'이 더 컸다.
김국영은 "희망도 봤다"고 했다.
그는 "내 장점인 스타트와 초반 스피드가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건 확인했다"며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당연히 더 좋은 기록을 향해 달릴 것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꼭 준결승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첫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는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김국영은 "200m에서도 올림픽 출전권을 따고 싶어서 올림픽을 앞두고 이에 집착했다. 주 종목이 100m이니, 앞으로는 100m에 더 힘을 쏟을 생각이다"라고 밝히며 "국내 선수들과 경쟁하는 건 이제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더 많은 국제대회에 나가 세계적인 선수와 뛰면서 경기 운영에 대해 더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신기록 달성과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김국영은 1996년 애틀랜타 진선국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 100m 무대를 밟은 선수로 기록됐다.
이 경험이 한국 육상에도 도움이 되길 김국영은 바랐다.
그는 "도쿄올림픽에는 후배들과 함께 오고 싶다. 셔틀버스를 타고 선수촌에서 경기장으로 오는 데 3명씩 출전한 일본과 중국 선수들은 대화하고 있었다. 이들은 자국 선수들이 아닌 세계와 경쟁하고 있다"며 "후배들과 함께 올림픽에 나와 오늘 내 경험을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국영은 또 "죄송하다"고 했다.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도 거듭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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