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가 끝나기까지 무려 3시간 10분이나 걸린 피 말리는 접전이었습니다.
같은 시간에 시작한 중국, 북한, 싱가포르는 상대를 3-0으로 손쉽게 꺾어 옆 테이블은 일찌감치 텅 비었습니다.
경기 전 여자탁구 대표팀 김형석 감독은 "루마니아는 16강 상대들 가운데 가장 까다롭다"며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을 예상했습니다.
2년 전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이 2-3으로 패하면서 8강에 오르지 못한 바 있습니다.
이날 역시 마지막 게임까지 이어졌습니다.
전지희가 첫 경기를 따낼 때만 해도 8강 진출은 순조로워 보였습니다.
서효원이 2단식에서 졌지만, 복식에서 승리하면서 희망은 더 커졌습니다.
그러나 양하은이 4단식에서 발목이 잡히면서 승부는 알 수 없는 양상으로 전개됐습니다.
게임스코어 2-2에서 마지막 5단식에 나선 서효원이 상대에 첫 세트를 빼앗기며 불안감은 커졌습니다.
2년 전 세계선수권대회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습니다.
루마니아 베르나데테는 수비 전형의 서효원을 이미 파악하고 나온 듯했습니다.
서효원은 2세트를 14-12로 가까스로 따냈고, 이후 한 세트씩을 주고받으며 세트스코어는 2-2가 됐습니다.
8강 여부는 마지막 경기의 마지막 세트에서 판가름나게 됐습니다.
서효원은 개인 단식 16강에서도 마지막 세트에서 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맏언니는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5세트를 11-7로 승리하면서 길고 길었던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한국은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서효원은 물론 전지희와 양하은 모두 두 손을 번쩍 들며 불안했던 마음을 싹 씻어냈습니다.
전지희는 경기가 끝난 뒤 "절대 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며 "단체전이었기 때문에 서로를 믿었다"고 말했습니다.
서효원은 "마지막 단식까지 온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다"며 "질 수 있다는 생각보다 어떻게 상대를 공략할 것인지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여자 대표팀은 오늘(13일) 오후 싱가포르와 8강에서 격돌합니다.
싱가포르는 4년 전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한국을 꺾고 동메달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양하은은 "싱가포르는 루마니아보다 더 강하다"며 "진다고 생각하지 않고 서로를 믿고 경기에만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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