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양궁에서 최대 변수로 꼽혔던 삼보드로무 경기장의 바람이 여자개인전 메달 결정전이 열린 오늘(12일)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삼바축제 때 퍼레이드가 열리는 장소를 개조해 만든 삼보드로무는 관중석 양쪽 측면이 높아 바람이 세게 붑니다.
본선 토너먼트 경기장은 예선 장소보다 바람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남녀 단체전에서도 바람은 큰 변수가 아니었고, 64강전과 32강전에서도 큰 이변은 없었습니다.
남자 선수들의 화살은 약 210km/h, 여자 선수들의 화살은 약 190km/h의 속력으로 과녁에 꽂히는 만큼, 바람이 경기의 변수가 되려면 3m/s는 돼야 합니다.
전날까지는 바람이 빨라도 2m/s를 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자개인전이 열린 이 날은 6m/s가 넘는 바람이 불기도 했고, 계기판의 풍향이 한 바퀴를 돌 정도로 종잡을 수 없어 이변이 속출했습니다.
도깨비 바람을 이기지 못한 세계랭킹 1위 최미선(광주여대)은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와의 8강전에서 첫발을 5점에 맞히며 1세트를 진 뒤 2, 3세트를 모두 내주며 충격적인 0-6으로 완패했습니다.
기보배와 장혜진이 맞붙은 4강전에서는 1세트에서 6m/s까지 불었고, 장혜진이 시간이 다 돼 급하게 놓은 화살은 3점 과녁에 꽂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보배 역시 3세트에서 2m/가 넘는 바람에 6점을 쏘는 등 두 선수 모두 바람에 고생한 끝에 결국 세트점수 7-3(19-25 27-24 27-24 26-26 28-26)으로 장혜진이 이겼습니다.
8점만 쏴도 실수라고 하는 세계 최고수준 선수들의 점수임을 감안하면 바람의 영향을 알 수 있는 기록이었습니다.
세계랭킹 16위인 리사 운르흐(독일)가 결승에 오른 것이나 18위인 발렌시아가 준결승에 진출한 것도 바람의 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람에 적응한 장혜진은 2세트 첫발에 바람이 3.8m/s까지 부는 등 돌개바람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과녁에 화살을 정확히 꽂으며 금메달 꿈을 이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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