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무효인지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다음 달 나올 예정입니다.
시민들이 2014년 8월 첫 소송을 제기한 지 2년 만입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8단독 정우석 판사는 오늘 정 모 씨 등 시민 20명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의 심리를 종결하고, 다음 달 22일 선고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3차례 선고 기일이 잡혔다가 연기된 끝에 첫 법적 판단이 나오는 겁니다.
정 씨 등은 2014년 8월 "한전이 '위법한' 약관을 통해 전기요금을 부당 징수한 만큼 해당 차액을 반환해야 한다"며 각 8만원에서 133만여 원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습니다.
이들은 약관규제법 제6조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보아 무효로 규정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소송의 원고이자 소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인강의 곽상언 변호사는 오늘 청구 금액을 1인당 10원으로 일률 책정한 청구 취지 변경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곽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한전이 몇 번에 걸쳐 1원씩 전기요금을 올린 게 확인돼 청구 금액을 다시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금액 계산을 다시 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여론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재판부의 판단을 빨리 받기 위해 청구 금액을 변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곽 변호사는 1심 선고 이후 어느 쪽이든 항소할 경우 청구 금액을 재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곽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늘 비정상의 정상화를 얘기했는데, 40년 동안 이어진 적폐가 이것 말고 또 있겠느냐"면서 재판 결과에 기대를 걸었습니다.
현재 이 사건 외에도 전국 법원에 6건의 소송이 더 진행중이어서 이번 법원의 판단은 나머지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입니다.
한편, 오늘 낮 1시까지 전기요금 반환 소송에 참여하겠다고 신청한 시민은 만 천여 명이 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