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은 36도인데 안은 15도" 제주 만장굴은 '냉장실 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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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다 못해 이제 추워요. 냉장고에 들어온 것 같아요."

제주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11일 낮 천연기념물 제98호이자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천혜의 관광지 만장굴에는 피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만장굴이 있는 지역인 제주시 동부 지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대치됐으며, 만장굴 부근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기록된 기온은 이날 제주에서 가장 높은 36.5도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만장굴 내부는 냉장고가 따로 없었다.

마치 한여름에서 갑자기 초겨울로 접어든 듯한 정도의 기온 차였다.

동굴 입구에서부터 시원함이 느껴지기 시작하더니 동굴 안쪽으로 조금만 들어가도 더위가 싹 가셨다.

동굴 안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있다 보면 에어컨 앞에 서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다.

바깥 기온이 치솟아도 만장굴 내부는 냉장고의 냉장실과 비슷한 10∼15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시원하다 못해 추위까지 느껴질 정도가 된다.

이 때문에 만장굴 매표소에는 '동굴 내부는 외부와의 온도 차가 크므로 점퍼 또는 긴옷을 준비해달라'는 안내 문구까지 붙어있을 정도다.

동굴 안에서 한참 머무르다가 다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바깥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 방문객들이 체류하며 동굴 입구에서 정체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매표소에는 평일임에도 낮 동안 줄이 이어졌으며, 주차장에도 관광객 등이 타고 온 차량이 가득하였다.

올해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만장굴에는 42만7천840명(도민 1만5천82명 포함)이 방문했다.

4월 6만911명, 5월 6만7천795명, 6월 5만8천556명 등 6만명 안팎이던 만장굴 방문객은 무더위가 시작된 7월 들어 9만4천281명으로 급증했다.

하루 평균 3천여명이 만장굴을 찾은 셈이다.

지난해에는 모두 75만4천641명이 만장굴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만장굴은 총 길이 7천416m, 최대 높이 25m, 너비 18m로, 용암동굴로는 제주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용암 종유, 표석, 발가락 등 용암이 흘러가면서 만든 기묘한 형상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인 7.6m 높이의 용암 석주도 있다.

현재 제2입구∼제3입구인 1㎞ 구간만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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