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펜싱 플뢰레의 전희숙(32·서울시청)이 애매한 판정의 희생양이 된데 이어 남자 펜싱 사브르의 김정환(33·국민체육진흥공단)도 하마터면 경기를 그르칠 뻔했습니다.
김정환은 오늘 (11일) 새벽 브라질 리우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 3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16강전에서 산드로 바자드제(23·조지아)를 15-14로 힘겹게 제압했습니다.
세계랭킹 2위인 김정환은 19위에 불과한 바자드제를 맞아 2라운드 11-11에서 연속 3득점 하며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심판진은 이후 김정환의 득점을 좀처럼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
김정환의 찌르기가 좀 더 빨라 보였던 상황에서는 악시옹 시뮬타네(동시공격)를 선언해 무효 처리했습니다.
특히 14-13에서 김정환은 찌르기가 먼저 들어갔다고 확신하고 환호를 질렀으나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끝에 바자드제에게 점수를 줬습니다.
14-14가 됐고, 김정환은 바자드제의 찌르기를 피하고 역습으로 힘겹게 8강행을 확정했습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정환은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도 심판진에서 불리하게 판정해 고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경기 막판 김정환에게 계속 불리한 쪽으로 판정이 이뤄지자 관중석에서는 거센 야유가 터져 나왔습니다.
김정환은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경기다"며 "심판이 왜 그런진 모르겠다. 관중석에 펜싱 선수들이 많다. 관중들이 야유할 정도면 평균 이상 오심이 있었다는 얘기다. 아무래도 다음 상대가 러시아 선수다 보니 내가 떨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약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조금 공정하지 않았다. 동시타에서 내가 좀 빨랐던 동작을 무효타로 처리 많이 했다. 원래 받을 포인트를 못 받아서 무리한 동작을 하다 보니 게임을 어렵게 풀어나갔다"고 돌아봤습니다.
그는 그러나 판정이 어떻게 내려지든 여기에 신경 쓰지 않고 8강전에 임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누가 올라오든 간에 최선을 다하겠다. 조지아 선수가 원래 다혈질이다. 코치님하고 함께 걱정 많이 했다. '기에서 눌리고 들어가지 않겠느냐' 하는 우려도 있었다"고 소개했습니다.
김정환은 "최근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 그 선수와 한 번 경기했던 경험이 있었다. 다혈질이다 보니 서두르는 면이 있어서 받아치는 동작으로 대결해서 이겼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심판 판정 때 거센 야유로 힘을 실어준 관중들에게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김정환은 "브라질 관중들이 많이 응원해주셨다. 그 힘을 받아서 잘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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