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 16강에서 탈락한 전희숙은 경기가 끝난 뒤 주저앉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코치가 타이르며 가자고 해도 몸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복숭아뼈를 자르는 수술을 받고, 고통스러운 무릎 재활을 딛고도 다시 일어선 전희숙이지만 이번에는 쉽게 일어날 수 없었습니다.
전희숙은 한국 시간 1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 3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 16강에서 러시아의 아이다 샤나예바(30)에게 11-15로 졌습니다.
32강전에서도 10-8로 힘겹게 첫 관문을 통과하며 불안감을 안긴 전희숙(세계 랭킹 19위)은 샤나예바(4위)에게 경기 내내 끌려다닌 끝에 완패했습니다.
전희숙은 대표팀 12년 차 선수입니다. 항상 정상권에 머물면서도 같은 종목의 남현희에게 빛이 가려 '만년 2인자' 소리를 들었습니다.
전희숙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단체전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남현희를 꺾고 결승에 올라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까지 석권하며 2관왕을 차지했지만, 전희숙은 여전히 올림픽 개인전 메달을 갈망했습니다. 무릎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의사의 권고도 그의 올림픽 도전을 가로막지 못했습니다.
전희숙은 수술 대신 3개활 동안 재활에 매달렸습니다.
고통스러운 재활을 마치고 6월 중순 대표팀에 합류한 전희숙은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일 새벽 5시 반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17시간의 강훈련을 이어갔습니다. 엄습하는 고통은 진통제로 버텨냈습니다.
그렇게 힘겹게 밟은 두 번째 올림픽 무대는 그에게 많은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훈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전희숙이 4년 동안 리우올림픽만을 바라보고 준비한 선수들을 이겨낼 수는 없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