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위기·처벌 경고에도 상가들 문 열고 에어컨 '펑펑'

11일부터 개문냉방 영업 단속…최고 300만 원 과태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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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에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가 연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대규모 정전(블랙아웃)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문을 열어두고 에어컨을 트는 도심 상가들의 '배짱 영업'은 여전하다.

손님들이 발길을 돌린다는 이유로 문 닫기를 꺼리며 에어컨을 '펑펑' 틀어대는 대형 점포들과 달리 인근 길거리 노점상들은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을 오로지 간이 선풍기나 부채에 의지하며 이겨내 대조를 이룬다.

청주의 한낮 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은 지난 9일 오후 2시께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 한 대형 신발판매장의 문은 평소처럼 열려 있었다.

매장 안은 성능좋은 에어컨이 쉴새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매장 내부의 서늘한 바람은 밖에서 느꼈던 찜통더위를 잊게 할 정도로 시원했다.

평일 낮 시간대라 대형 매장에는 손님이 없었다.

종업원 2~3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뿐이었지만 에어컨을 끌 생각은 하지 않았다.

개문냉방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에도 매장 관계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매장 관계자는 "에어컨을 틀고 문을 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알지만, 문을 닫아 놓으면 손님이 절반가량 줄어드니 어쩔 수 없다"고 둘러댔다.

성안길에 자리잡은 매장들은 예외 없이 이 매장처럼 버젓이 개문냉방을 하며 영업을 했다.

경쟁이 치열한 의류나 신발 판매점, 화장품을 판매하는 대형 상점이 많았다.

시원한 바람 덕에 더위를 느끼지 못하는 대형 매장에서 불과 10m 떨어진 곳에서 장사하는 노점상들은 연신 쏟아지는 땀방울을 훔쳐내며 간이 선풍기와 부채에만 의지해 불볕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한 노점상은 "워낙 더운 날씨라 밖으로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뜸하게 성안길을 찾는 사람들도 시원한 커피전문점, 대형 의류 판매점에 들어가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냉방기구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도내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는 사상 최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11일(354만㎾)을 시작으로 지난달 25일(361만㎾), 지난달 26일(364만㎾), 지난 8일(366만㎾) 등 모두 4번째다.

전국적으로도 지난 8일 최대 전력수요가 8천370만㎾를 기록, 역대 최대치를 보이며 냉방 전력 수요가 폭증했다.

예비율은 5.98%(예비력 503만㎾)로 전력수급 비상경보(500만kW 미만)가 발령될 상황까지 몰렸다.

정부는 오는 11일부터 매장, 점포, 사무실, 상가, 건물 등의 관련 사업자를 대상으로 개문냉방 단속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업소가 문을 열고 냉방영업을 하다가 적발되면 처음에는 경고 조치를 받게 된다.

이후 1회(50만원), 2회(100만원), 3회(200만원), 4회 이상(300만원) 등 여러 차례 단속될 경우 과태료가 올라가게 된다.

수그러들 줄 모르는 폭염에 블랙아웃 위기까지 몰리면서 강경 대응에 나선 당국이 상가들의 고질적인 병폐인 개문냉방 관행을 바로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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