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신장암을 일으키는 새로운 원인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신장암 자체를 떼어내는 수술 이외에도 암세포를 공격하는 표적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립암센터 기초실용화연구부 김수열 박사팀은 신장암 환자 1천400명을 대상으로 특정 효소가 신장암 발병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이 효소를 억제하는 실험을 한 결과 종양 소멸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세포사멸과 질병'(Cell death and disease)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다른 암과 비교해 신장암에서 'p53'이라는 암 억제유전자가 비활성화되는 양상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암 억제유전자는 우리 몸속에서 암을 유발하는 발암유전자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비활성화되면 암세포가 생기고 번식하게 된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다른 암에서는 p53이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비활성화되지만, 신장암 환자에서는 이런 돌연변이가 4% 수준으로 드물게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대신 신장암 환자에서는 단백질과 단백질을 붙여주는 효소인 트렌스글루타미나제 2(transglutaminase 2)가 과도하게 발현돼 p53을 비활성화하는 원인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후 신장암을 유도한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트렌스글루타미나제 2를 억제한 결과 암세포가 소멸하는 결과를 얻었다.
결론적으로 트렌스글루타미나제 2를 억제하면 p53이 활성화돼 암을 유발하는 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수열 박사는 "신장암을 치료할 수 있는 표적을 발견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신장암 치료제는 다른 암에 사용하는 항암제를 주로 이용하고 있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표적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이미 대구신약개발지원센터와 공동으로 치료제에 이용할 선도물질을 확보한 상태"라며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면 신장암 완치의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