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출국 이틀전 부상낙마한 송주훈 "세리머니 보고 울컥"

멕시코전 앞둔 축구대표팀에 응원 메시지 "미안해하지 말고 이 악물고 뛰길"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 올림픽 축구대표팀 독일전

불의의 사고로 올림픽 대표팀에서 낙마한 송주훈(22·미토 홀리호크)이 멕시코전을 앞둔 동료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현재 일본에 있는 송주훈은 9일 연합뉴스 국제통화에서 "우리 선수들이 기죽지 말고 꼭 승리해서 8강 진출에 성공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송주훈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축구대표팀 최종 명단에 선발됐다.

그러나 브라질 출국을 이틀 앞둔 7월 16일 소속팀 경기에서 왼쪽 새끼발가락이 부러져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그는 부상 상황을 묻는 말에 "공을 경합하는 과정에서 잘못 넘어져 발가락이 부러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상 직후 조심스럽게 발에 힘을 줬는데 움직이지 않더라. 발가락이 완전히 부러져 있었고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송주훈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수술대에 오르기 전까지 집 밖을 나오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올림픽만 바라보고 열심히 준비했는데, 한순간의 부상으로 모든 목표가 사라졌다"라며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억울하고 속상했다"라고 말했다.

그를 일으켜 세운 건 일본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가족이었다.

송주훈은 "어머니와 누나는 내가 속상해할까 봐 힘든 티를 내지도 않더라. 그런 모습을 보며 빨리 일어나야겠다고 마음먹었다"라고 덧붙였다.

송주훈은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목청 높여 응원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아침 일찍 일어나 1차전 피지전과 2차전 독일전을 눈에 담았다.

그는 "(새벽 4시 경기인)독일전을 보기 위해 알람을 맞춰놓고 전날 일찍 잤다"라고 말했다.

TV를 보던 송주훈은 그의 눈을 의심했다.

전반 11분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선제골을 넣은 뒤 모든 선수가 모여 카메라 앞에 모여 송주훈의 유니폼을 들고 '우정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송주훈의 투혼을 기억하는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지구 반대편에서 가슴 찡한 위로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송주훈은 "너무 놀랐다. 예상하지 못한 세리머니라 입을 다물 수 없었다"라며 "그러다가 울컥한 마음이 들더라. 정말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이 세리머니는 송주훈 대신 대표팀에 승선한 김민태(23·베갈타 센다이)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주훈은 "사실 출국 전 (김)민태와 꽤 길게 통화했다"라면서 "민태가 미안한 마음을 먹지 않고 잘 뛰었으면 좋겠다. 이 악물고 내 몫까지 해준다면 참 고마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전도 시청할 것이냐'라는 말에 "당연하다. 멕시코전도 동네가 떠나가라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멕시코전 예상을 묻는 말엔 "신태용 감독님 성격상, 반드시 승리를 거둔 뒤 좋은 분위기를 타려고 할 것 같다"라며 "독일전을 보니 우리 팀의 기량이 굉장히 좋아진 것 같은데, 충분히 메달을 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송주훈은 신태용호의 대들보였다.

성실한 플레이로 대표팀 수비 라인을 이끌었다.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올림픽 최종예선에선 코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안고도 보호대를 착용한 뒤 출전을 강행해 8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이끌었다.

그러나 대표팀 출국 직전 불의의 사고로 합류하지 못했다.

송주훈의 응원을 받은 태극전사들은 11일 오전 4시 멕시코와 8강 진출을 놓고 싸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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