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도핑' 러시아 선수단, 안팎 적대감에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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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단이 경기장 안팎에서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리우올림픽에 참가한 러시아 선수들이 마치 냉전 시대의 악당처럼 비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회 개막 후 3일간 러시아 선수들은 동료 선수들의 의혹과 중립적인 팬들의 조롱 속에 경쟁을 벌여야 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100여 명의 선수가 도핑으로 올림픽 출전을 봉쇄당한 가운데 가까스로 대회에 출전한 270여 명 선수단은 노골적인 적대감과 직면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선수들과 경쟁하는 다른 선수들에게는 경기 결과에 대한 합법성 여부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정치가 개입했다는 여론도 러시아 선수단에 대한 분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러시아 선수들이 '불량인'으로 묘사되면서 상대 선수들로부터 경기의 공정함을 신뢰하기가 어렵다는 비난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남자 수영 평영 100m 동메달리스트 미국의 코디 밀러는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많은 선수에게 좌절을 주는 것"이라면서, "이번 대회에서 자격이 없는 선수들 때문에 메달을 따지 못한 사람들이 나올 것이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링에 올랐다가 야유를 받은 러시아 복싱선수 에프게니 티슈첸코는 "관중이 러시아 선수들에 대해 이처럼 행동하는 것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개인적으로 이런 대우를 받아보기는 처음이며 실망했다"라고 선수단에 대한 적대감에 좌절감을 털어놓았습니다.

펜싱 플뢰레 동메달 결정전에 출전한 팀 동료 티무르 사핀도 경기 중 관중들의 야유를 받았습니다.

상대인 영국 선수가 득점할 때는 관중들이 환호를 보냈으나 사핀이 득점하면 야유가 뒤따랐습니다.

대회 막판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가까스로 출전을 허용받은 도핑 의혹 러시아 수영 선수들도 수영장 출발선에 섰지만, 관중으로부터 야유를 받았습니다.

도핑 의혹의 중심인물인 수영 스타 율리아 에피모바는 경기 후 언론의 조명을 받은 데다, 상대국 선수들로부터의 부정적인 반응도 함께 보도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올림픽을 비롯한 주요 국제대회에서 도핑 사례가 리우올림픽에 한정된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 지도부에 의해 고의적으로 도핑이 시도된 점과 리우올림픽 개막을 불과 18일 앞두고 세계반도핑기구에 의해 러시아의 집단 도핑 사실이 드러난 점 등이 이번 대회에서 러시아 선수단에 대한 도핑 파문을 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러시아 선수들에 대한 올림픽 출전 여부를 각 경기단체에 일임하면서, 러시아 선수단 도핑에 대한 조사와 정치가 러시아 선수들은 어색한 위치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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