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바울 은메달…"아쉽지만, 그래도 자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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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 아쉽지만, 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세계랭킹 1위 안바울(22·남양주시청)이 오늘 새벽 2016 리우올림픽 유도 남자 -66㎏급 결승전에서 은메달을 확정 짓자 경기 안양의 한 교회에서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안 선수의 가족과 교인 등 30여명은 32강 경기가 시작된 어젯 밤 10시 30분부터 이곳에 모여 밤잠도 잊은 채 안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가문의 영광 안바울', '유도선봉 안바울'이라는 손팻말을 든 이들은 응원봉을 두드리며 힘껏 화이팅을 외쳤습니다.

안 선수는 결승에서 이탈리아의 파비오 바실레를 상대로 선전했으나 아쉽게 한판패 당하면서 리우 올림픽 유도 첫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심판이 손을 올리며 안 선수의 한판패를 선언하자 교회 안은 순간 정적이 흘렀습니다.

아버지 안철준(55)씨와 어머니 봉경숙(50)씨는 아들의 패배에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교인들이 "괜찮아", "바울이 잘했다"를 외치며 안 선수의 부모를 격려했습니다.

아버지 안씨는 취재진이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떨어뜨렸습니다.

안씨는 "결승에서 은메달 딴 것도 굉장히 잘한 일이지만, 상대 선수에게 허무하게 무너지는 걸 보니 그동안 바울이가 겪었던 고생이 생각나 눈물이 났다"면서 "들어오면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안 선수 가족과 함께 열띤 응원에 나선 교인들도 못내 아쉬운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정한아(24)씨는 "바울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기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며 "가장 속상한 건 자신일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안바울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유도를 시작했습니다.

"남학생이라면 무도 하나는 익히고 있어야 한다"는 부모님 손에 이끌려 동네 유도장을 찾았습니다.

안바울은 금세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유도를 시작한 지 1년 만인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국체전 최우수상 수상을 시작으로 안양 범계중에서 각종 상을 휩쓸고서 남양주 금곡고로 스카우트 됐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승부욕이 강했던 안 선수는 지는 것을 못 참아 누구보다 훈련을 열심히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잘한 점과 못한 점 등을 담아 훈련 일지를 작성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안 선수 가족들은 안 선수가 운동뿐만 아니라 공부도 열심히 하고 뭐든 성실하게 해내는 등 작은 걱정거리도 끼치지 않는 착한 아들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어머니 봉씨는 "바울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훈련 중 팔목이 부러지고 대학교 때는 시합하다가 인대가 늘어난 적이 있는데 그때 속상했던 걸 빼곤 바울이 때문에 걱정했던 적은 없다"면서 "바울이는 훈련뿐만 아니라 공부 등 자신이 맡은 일은 착실히 하는 아이였다"고 말했습니다.

안바울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졌습니다.

고등학교 때 남양주에 있는 학교에서 기숙 생활을 했지만, 주말마다 본가가 있는 안양을 찾아 부모님과 함께 예배드리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봉씨는 "아직 바울이는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또 한 번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고된 훈련을 견딘 바울이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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