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양궁 대표팀이 올림픽 단체전에서 라이벌 미국을 꺾은 데는 1세트 '퍼펙트게임'이 큰 몫을 했다.
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1세트 6발을 모두 10점 과녁에 꽂아넣었다.
김우진(청주시청)-구본찬(현대제철)-이승윤(코오롱엑스텐보이즈)으로 이뤄진 1990년대생 3총사가 주역이다.
미국도 4발을 10점에 맞췄지만, 첫발과 넷째 발에서 9, 8점에 그쳤다.
한국은 2세트에서는 58-57, 1점 차로 앞서 미국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3세트에서도 한국은 6발 중 1발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10점에 꽂아 59-56으로 승리했다.
구본찬은 1~3세트에서 쏜 6발 모두 10점 과녁에 맞으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에 필적할만한 유일한 상대로 꼽혔다.
실제로 4년 전 런던 올림픽 준결승에서 한국의 올림픽 4연패를 저지하기도 했다.
세계랭킹 2위 미국은 이번 대회 예선에서도 한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기식 미국팀 감독은 대회 전 "4년 전 승리는 바람을 읽어낸 것이 주효했다"면서 "경기에서는 실력뿐 아니라 흐름이 중요하다. 흐름을 잘 타면 이길 수 있다"고 승리를 은근히 기대했다.
퇴역 후 관광용으로 쓰는 미드웨이 항공모함 위에서 훈련한 것도 바람 대비책이었다.
브래디 엘리슨과 제이슨 카민스키는 런던올림픽에 이어 이번 대회에도 출전했다.
'영건' 가헤트는 엘리슨보다 기록이 앞서 팀전력은 4년 전보다 되레 나아졌다.
엘리슨은 한국 선수들을 수차례 꺾어 '한국 킬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지난 3일 리우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미국 양궁대표팀 기자회견에서는 "한국과 재대결을 기대한다"며 큰소리를 쳤다.
가헤트는 "누구도 두렵지 않다".
"한국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우리 팀원들이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가세했다.
미국은 이날 준결승까지만 해도 한국을 꺾을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다.
한국의 강력한 라이벌이라던 미국은 막상 결승전에서 맥없이 무너졌다.
한국의 초반 기세에 눌려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 탓으로 분석된다.
이승윤은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1세트 퍼펙트 후에도 승리를 예상하지 않았다. 한판 한판 새로운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자만하지 않기로 했었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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