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자신의 지인이 운영하는 바이오 업체에 대우조선해양에서 54억 원을 부당 투자하도록 경영진에 압력을 넣은 단서를 검찰이 확보했습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과 바이오업체 B사 관계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단서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대우조선과 자회사 부산국제물류는 지난 2011년 9월과 11월에 각각 4억 9천999만 8천 원씩을 B사에 지분 투자했습니다.
대우조선은 또 지난 2012년 2월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생산 기술개발'이라는 B사의 연구개발 사업에 5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연구개발 지원금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44억 원까지 집행됐고 강 전 행장이 퇴임하자 끊어졌습니다.
대우조선 실무진은 업종이 전혀 무관한 B사에 투자하거나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것을 반대했지만 강 전 행장이 남 전 사장 등에게 여러 차례 압력을 넣어 돈이 건네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분투자금은 대우조선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한 5억 원 수준을 넘지 않게 4억 9천999만 8천 원씩 쪼개져 B사로 흘러갔습니다.
강 전 행장의 요구를 이기지 못한 남 전 사장은 이사회 승인이 필요한 투자 형식으로는 많은 돈을 건넬 수 없다는 판단하고 연구개발비 지원 형식으로 나머지 돈을 B 사에 건네기로 했습니다.
연구개발비 집행은 최고경영자의 전결로도 가능했습니다.
이같이 부당하게 B사에 들어간 돈은 지분투자금 10억과 연구개발비 지원금 44억 등 모두 54억 원에 이릅니다.
검찰은 대우조선에서 강 전 행장의 지인 회사로 흘러간 부당이득은 사실상 뇌물이라고 보고 제3 자 뇌물죄를 강 전 행장에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오늘 남 전 사장의 측근인 이창하 디에스온 대표를 구속기소했습니다.
이 대표는 남 전 사장 재임 당시 추진된 오만 선상호텔, 서울 당산동 빌딩 사업 등의 진행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리는 등 대우조선에 177억 원 상당의 금전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