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를 하늘같이, 90도 숙여 인사'…폭력조직의 행동강령

법원, 행동대원 3명에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선배 말에 무조건 복종한다', '선배에게는 묻는 말에만 대답하고 묻지 않는다', '선배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고 선배 알기를 하늘같이 안다', '직계 선배는 허리를 45도로 굽혀 인사하고 차상급자에게는 90도로 숙여 인사하고 예의를 갖춘다' 이런 내용의 행동강령을 세운 폭력조직에 가입한 20대 조직폭력배 3명이 법의 심판을 받았다.

판결문 속에는 단체 구성원 간의 위계질서를 확립하는 조폭의 실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재판을 받은 조폭들이 속한 조직은 1980년대 초 구성된 전북 전주시의 N파다.

김모(23)씨는 3명은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간 차례로 N파에 가입해 행동대원으로 활동했다.

N파는 단체 구성원을 통솔하는 두목이 있고 그 밑에 두목을 보좌하는 부두목급 간부, 중간 보스, 행동대장, 행동대원 등 피라미드 형태로 조직됐다.

조직원들의 생활비와 활동자금은 전주 시내 특정 호텔과 사우나 주변 유흥업소 업주 등을 상대로 이른바 '월정금'을 받아 충당했고 각종 이권에도 개입했다.

행동대원들은 '사태' 발생 시 즉시 대항할 수 있도록 연락이 가능한 호텔 주변을 배회했으며 유사시 흉기와 각목 등을 사용했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는 폭력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상 단체 등의 구성·활동)로 기소된 김씨 등 3명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범죄를 목적으로 한 단체에 가입해 엄히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라며 "다만 잘못을 반성하고 조직 내에서 지위와 역할 등에 비춰볼 때 가담 정도가 중하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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