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한테 모기가 유난히 많이 몰리더라고요. 진종오 피가 맛있나 봐."
한국 사격 대표팀의 박병택 코치는 1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슈팅 센터에서 농담을 섞어 이렇게 말했다.
세계 사격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종목 3연패(50m 권총)를 노리는 진종오(37·KT)는 요즘 선수촌에서 잠을 자다가 뒤척일 때가 많다.
선수단은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브라질의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가 옮기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경고를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다.
저마다 나름대로 대비를 하고 왔지만, 속수무책인 경우가 적지 않다.
10m 공기권총에 출전하는 이대명(28·한화갤러리아)은 "향을 피워놓고 자도 소용이 없더라. 나도 엄청나게 많이 물렸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 직원과 한국 취재진 중에도 모기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
브라질에 도착해 일주일 넘게 한 번도 물리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밤새 긁적이다가 아침에 일어나보니 네다섯 군데가 벌겋게 부풀어 올라 있는 경우도 있다.
다들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지카 바이러스는 신생아의 소두증과 심각한 뇌 질환을 유발한다.
모기를 매개로 한 직접 전파뿐만 아니라 감염자와의 성관계도 2차 감염 경로로 확인됐다.
당장 2세 계획이 없는 선수들은 모기에 물렸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눈치다.
이대명은 "한국 가서 검사받고 좀 있으면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진종오도 웃으면서 '모기가 나 되게 좋아하네!' 식의 반응만 보였다고 한다.
'배구 여제' 김연경(28·터키 페네르바체)은 지카 바이러스 우려에 "저는 당장 임신할 계획이 없어서…"라고 유머러스하게 답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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