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를 만나면 저항하지 말고 무조건 다 줘야 한다. 소매치기범이 어린이여도 제압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리우올림픽 개막을 나흘 앞둔 1일 브라질 교민 윤성민(37) 씨가 한 충고다.
브라질 수도 상파울루에서 의료 보조기를 판매하는 윤 씨는 대회 기간에 한국 선수를 돕는 역할을 한다.
그는 브라질 교민을 상대로 한 대한체육회 자원봉사자 모집에 신청해 뽑힌 7명 가운데 한 명이다.
대한체육회가 선수 편의를 위해 운영하는 코리아 하우스에서 통역을 도맡아 한다.
윤 씨가 브라질로 건너온 것은 2004년이다.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졸업 직후 브라질 생활을 시작했다.
작은아버지가 상파울루에서 의류업을 하며 터를 닦은 게 인연이 됐다.
현지 교포 2세와 결혼해 딸 두명까지 얻었다.
윤 씨는 1일(현지시각)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한국인이 대규모 행사를 치르는 일이 매우 드물다"면서 "고국 동포를 위해 의미 있는 봉사를 하고 싶어 한 달간 리우데자네이루 생활을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생활터전은 브라질이지만 한국을 먼저 응원하겠다는 각오도 피력했다.
그는 "브라질에서 먹고 살지만, 한국인 피가 흐르는 만큼 당연히 한국을 응원한다. 두 번째 응원 국가는 브라질이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지구 대척점에서 수많은 동포를 만나 즐겁기는 하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다.
밤거리를 걱정 없이 다니는 데 익숙한 한국인들이 브라질에서 불상사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윤 씨는 위기 상황에서 목숨을 지키려면 돈은 언제든지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그는 "강도를 만나면 저항하지 말고 무조건 다 줘야 한다"며 "한국에서 싸움이 나 봤자 주먹다짐이지만, 여기는 대부분이 총기 강도여서 자칫하면 목숨을 잃는다"고 조언했다.
어린이 소매치기범이라도 힘으로 제압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씨는 "어린이가 무엇을 믿고 범죄를 저지르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품 안에 권총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 패럴림픽 - 이슈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