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작침] '밤의 유혹자' 배달앱에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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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유혹하는 배달앱.  "안 돼!!"라고 마음 속 자아는 외쳤지만, 손은 어느새 앱을 눌렀습니다. 마성의 배달앱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전화 대신 앱을 눌러 주문하는 게 자연스러워지면서 배달앱 거래규모도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 2013년 거래금액이 3,646억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1조 5천64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용자 수도 같은 기간 87만 2천966명에서 지난해 1천46만1,894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말 그대로 배달 앱은 '국민앱'입니다.

각종 후기를 읽고 있으면 식욕 본능이 뿜어져 나오고, 후기 옆에 펼쳐진 음식을 고르면 절로 웃음이 납니다. 역시나 배달앱의 백미는 후기입니다. 그러나 가끔 '맛있다'는 후기를 보고 주문했는데, 화가 치밀만큼 맛이 없다고 느꼈을 때가 있을 겁니다. 그 이유가 드러났습니다. 바로 조작된 후기 때문이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후기를 조작해 소비자를 기망한 배달앱 6개 사업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렸고, 1,7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배달앱은 <배달의 민족>,<배달통>,<요기요>,<배달365>,<메뉴박스>,<배달이오> 6곳입니다. 배달의 민족 등 4개앱은 '주문후 1시간 넘어서 배달왔다', '맛이 없어서 그냥 버린다', '그냥 밀가루 범벅이예요' 등과 같은 이용자들의 후기를 비공개처리했습니다. 배달앱의 장점인 '이용자들의 솔직한 후기'를 차단시켜버린 겁니다. 또 다른 업체 2곳은 직원을 동원해서 서비스 이용 후기를 작성하거나 음식점 주문 건수를 과장하다 적발됐습니다.

지난해 배달앱을 통한 거래건수는 7,967만건입니다. 이 중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잘못된 후기에 속아서, 솔직한 후기를 보지 못한 채 앱을 눌러 주문을 한걸까요. 맛있는 음식은 행복을 가져다 주는데, 일부 배달앱은 소비자들의 행복추구권을 가로 막았습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장동호

디자인/개발: 임송이

※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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