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 알았는데" 중복에 사라진 '진돗개' 주인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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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의자의 집에서 발견된 진돗개 두 마리. (사진=연합뉴스)

전북 임실에 사는 채 모(60)씨는 지난해 7월 갓 젖을 뗀 진돗개 두 마리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운영하던 사업체를 정리하고 몇 해 전부터 임실 관촌면의 한 야산에 들어와 홀로 살던 채 씨에게 진돗개 두 마리는 '아기'라고 부를 정도로 가족 같은 반려견이었습니다.

일용직 일을 하는 그는 가끔 타지에 며칠씩 머물며 일을 할 때가 있는데, 아무도 없는 집에 개들을 두고 갔지만 똑똑한 개들은 사나흘 분량의 사료를 나눠 먹으며 얌전히 집에서 주인을 기다렸습니다.

마을에서도 채 씨의 개들은 '총명'하기로 소문나 귀염을 받았습니다.

지난 27일 개들의 첫 생일을 챙겨주기 위해 서둘러 바깥일을 보고 집에 돌아온 채 씨는 개들이 보이지 않는 사실을 깨닫고, 산책하는 집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개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날은 마침 '중복'이어서 채 씨는 눈물 바람으로 관촌 파출소를 찾아가 개를 잃어버렸다며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자식 같은 개라는 채 씨의 간절한 호소에 다음 날 경찰들은 집 일대를 살피고, 혹시 낯선 사람이 마을에 찾아왔는지 탐문수사를 벌였습니다.

조사 결과 개들이 사라진 날을 전후해 아랫마을에 사는 강 모(58)씨가 야산에 올무를 놓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강 씨 집 별채에서 올무에 다리를 다친 개 두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개들은 다리를 다친 것 외에 다행히 큰 외상이나 건강에 이상은 없었습니다.

채 씨는 개를 찾았다는 소식에 버선발로 파출소를 찾아와 개들과 '눈물의 재회'를 했습니다.

채 씨는 "복날 개들을 훔쳐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혹시 어디서 험한 꼴을 당하지 않았나 걱정했는데 살아 돌아와 다행"이라며 "개를 찾아주신 경찰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 씨가 산에 놓은 올무에 개가 걸리자 개를 집으로 데려갔다"며 "이미 동네에서는 개들이 채씨의 개라는 사실이 다 알려진 상태였지만, 모양새가 좋고 고가라는 것을 알고 고의적으로 개를 훔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전북 임실경찰서는 29일 강 씨가 고의로 개(시가 400 만원 상당)를 훔쳤다고 판단해 절도와 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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