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국제스포츠연맹들이 잇달아 러시아 선수들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IOC가 올림픽 참가 결정권을 각 국제연맹으로 넘긴 뒤 '러시아 커넥션' 여부에 따라 선수들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국제유도연맹은 IOC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는 매우 중요하다. 유도 역사에서 러시아는 큰 역할을 담당해왔다"며 러시아 선수들의 리우 출전을 허용했습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유도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낸 러시아는 리우올림픽에 남자 7체급(7명), 여자 4체급(4명)에 총 11명의 선수가 출전합니다.
공교롭게도 국제유도연맹의 명예회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입니다.
유도 검은 띠인 푸틴 대통령은 1999년 자신의 유도 코치였던 바실리 쉐스타코프와 유도 교본을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자 스파링 파트너인 아르카디 로텐베르그는 국제유도연맹 집행위원이자 유도자선재단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제유도연맹이 러시아 선수 출전 허용 방침을 밝히자 자연스럽게 의심스러운 눈길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마리우스 비제르 국제유도연맹회장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이번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출전권을 따낸 러시아 선수들은 지난해 9월부터 러시아가 아닌 외국에서 정기적으로 도핑 검사를 받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선수들의 리우행 허용에 동참한 국제사격연맹도 '러시아 커넥션'으로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만합니다.
국제사격연맹의 부회장은 러시아 최고 갑부로 손꼽히는 블라디미르 리신입니다.
러시아 최대 철강업체인 '노보리페츠키 철강 콤비나트(NLMK)'의 총수인 리신은 재산만 120억 달러(약 13조 원)로 추정됩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 부회장이자 러시아사격협회 수장까지 맡은 리신은 국제사격연맹 부회장으로 영향력을 발휘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의혹이 퍼지자 국제사격연맹은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에 리신은 아무 역할을 하지 않았다. 논란이 생길 수 있어 러시아 선수들의 리우행을 결정하는 투표에서도 빠졌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아직 러시아 선수들의 리우 출전을 결정하지 못한 종목 가운데 펜싱과 레슬링도 '러시아 커넥션'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국제펜싱연맹의 회장은 러시아 재벌인 알리셰르 우스마노프고, 또 국제레슬링연맹의 회장인 네다드 랄로비치는 세르비아 출신 사업가로 러시아와 긴밀한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국제레슬링연맹 홈페이지에 소개된 랄로비치 회장의 프로필에는 "1995년부터 러시아에서 운영되는 건설 회사 경영에 참가했고, 지금도 사업 파트너"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랄로비치 회장이 운영에 참가하고 있는 회사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러시아중앙은행, 가스프롬, 러시아 방송사 등이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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