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포털 사이트와 계약을 맺고 수년간 영화정보를 제공한 홍 모 씨가 계약 종료 이후 포털을 상대로 영화정보 사용금지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 윤태식 부장판사는 홍 씨가 네이버를 상대로 낸 데이터베이스 사용금지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홍 씨는 지난 2003년 8월 네이버와 3년짜리 계약을 맺고 자신이 축적한 각종 영화정보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계약 전까지 홍씨가 축적한 정보는 '원DB', 계약 동안 홍씨가 업데이트한 정보는 '용역제공 DB' 등으로 구분했습니다.
네이버는 '원DB'의 소유권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홍 씨에게 1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업데이트된 '용역 DB'의 소유권도 네이버가 갖기로 하면서 대신 업데이트 비용으로 매달 6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홍씨와 네이버는 3년 계약이 끝난 뒤부터는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면서 2011년 6월 말까지 계약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양측은 그 과정에서 권리 관계를 더 명확히 규정해 홍 씨가 제공한 일체의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네이버가 지적재산권과 소유권을 갖기로 했습니다.
홍 씨는 최종 계약이 끝나고 4년여가 지난 지난해 10월 "네이버가 계약 종료 후에도 계속 영화정보를 사용해 저작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정보 사용금지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자신과 네이버 사이의 계약은 "영화정보에 대한 이용을 허락한 것일 뿐 권리를 양도한 계약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홍 씨는 자신이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 축적한 영화정보를 네이버가 무단 사용한 만큼 5천만 원의 부당이득금과 1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홍 씨와 네이버의 계약은 '권리양도 계약'이라며 홍씨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최초 계약서에 '원 DB'의 소유권을 1억 원에 이전하고 '용역 DB'도 네이버 소유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이후 계약서에도 모두 네이버가 영화정보 등에 관한 지적재산권과 소유권을 갖는다는 내용이 명확히 기재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또 "네이버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5억 2천600여만 원을 홍 씨에게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영화정보 양도 대가로 봐야 한다"며 "홍씨도 권리를 양도한다는 인식하에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