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육상의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도핑) 실태를 폭로했던 러시아 여자 육상 중거리 선수 율리야 스테파노바(30)가 결국 다음 달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4일(현지시간) 도핑 스캔들에 휩싸인 러시아 선수단 전체의 리우 올림픽 출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비상 집행위원회를 연 뒤 내놓은 성명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러시아 선수들의 조직적 도핑 실태를 제보했던 스테파노바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허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3년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2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던 이력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IOC는 그러나 도핑과의 전쟁과 스포츠의 순수성에 기여한 공로에 대해 스테파노바에게 사의를 표하고 그녀와 남편 비탈리 스테파노프를 초청인사로 리우 올림픽에 초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이달 1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스테파노바의 국제대회 출전을 허용하기로 했던 결정과 배치되는 것이다.
당시 IAAF는 스포츠의 순수성 유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스테파노바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허용해 달라는 WADA의 요청을 받아들여 그녀에게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참전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스테파노바는 올림픽과 세계육상선수권에서는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세계 정상급으로 분류되는 중거리 스타다.
그녀는 그러나 선수로서의 기록보다 '용감한 내부고발자'로 더 유명세를 치렀다.
스테파노바와 러시아 반도핑기구(RUSADA)에서 근무했던 남편 스테파노프는 지난 2014년 독일 방송 ARD가 제작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러시아 육상의 조직적인 도핑 실태를 폭로했다.
스테파노바는 "RUSADA가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을 돕고 있다"면서 "러시아 육상 관계자가 국제기구에 뇌물을 전달하며 도핑 테스트를 피했다"고 밝혔다.
스테파노바 부부의 폭로로 WADA는 러시아 육상 도핑 실태를 정밀히 조사했고, 러시아 육상은 결국 지난해 11월 IAAF로부터 국제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
IAAF는 지난달 러시아 육상의 국제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스테파노바는 예외로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했었다.
하지만 스테파노바 부부는 러시아 측의 압박으로 지난해 말 결국 캐나다로 망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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