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보내는게 기업은 더 이득.. 왜?
▷ 한수진/사회자:
깐깐경제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김범주 기자: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무슨 이야기 해볼까요.
▶ SBS 김범주 기자:
이제 7월 말로 들어가는데 한수진 앵커는 휴가 가세요?
▷ 한수진/사회자:
가야죠. 지금 즐거운 고민 한창 하고 있습니다.
▶ SBS 김범주 기자:
오늘은 휴가의 경제학에 대해서 얘기를 해볼까 하는데 우리가 방송 같은 데에서 항상 ‘이제 휴가철이 옵니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거기 맞춰서 뉴스도 바닷가 인파라든가 시원해서 좋아요, 이런 뉴스를 하는데 정부가 조사를 해봤습니다. 왜냐하면 전국 도로를 관리하고 있는 국토교통부가 언제 어디로 사람들이 휴가를 갈지 알아야 소통 계획 이런 걸 세우기 때문에 매년 조사를 하거든요. 전국에 9.500가구한테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일단 재밌는 게 우리나라 사람 중에 여름휴가를 간다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 같으세요?
▷ 한수진/사회자:
글쎄요. 그래도 열심히 했으니까 여름에 휴가 많이들 가지 않을까요?
▶ SBS 김범주 기자:
저도 휴가철이라는 말에 익숙해서 굉장히 많이 갈 줄 알았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여름휴가를 가는 비율이 굉장히 적습니다. 21%밖에 안 돼요.
▷ 한수진/사회자:
네?
▶ SBS 김범주 기자:
5집 중에 1집 정도 휴가를 가는 걸로 나왔습니다. 대상을 직장에 다니는 사람으로 좁히면 훨씬 늘어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조사들을 보면 직장인들한테만 물어보면 70%, 50% 이렇게 나오는데 일반 자영업자나 다른 직업 가진 분들까지 확 넓히니까 생각보다 휴가 가는 분들이 많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반대로 휴가를 안 간다는 집이 57%. 작년보다 3%p이상 늘어난 건데 요새 왜 유럽 같은 데 이맘 때 여행 가면 시민들이 거기 현지인들이 다 휴가 가서 썰렁하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가게 문들 다 열고 이러다 보니까.
그래서 왜 안 가냐고 이 사람들한테 물어봤더니 역시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많았어요. 직장을 다니면 일정한 때 휴가를 가게 되는데 자영업자 같은 분들은 그게 안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일 때문에 못 간다가 31%로 가장 많았고요. 그 다음이 24%로 휴가비가 부담스러워서 라는 대답이었습니다. 남들 휴가 갈 때 가면 비용이 더 크게 늘어나잖아요. 아무래도 주저하게 되는 걸로 분석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경우는 상당히 속상하실 텐데요. 가고는 싶은데. 우리 방송할 때 휴가철입니다, 이런 말들 많이 하는데 조심해서 써야 할 것 같아요. 못 가는 분들도 많으시고.
▶ SBS 김범주 기자:
그런 분들은 마음에 상처를 혹시 받으실 수 있으니까. 저도 이 수치를 보니까 저도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당연히 이때쯤이면 다 휴가를 갔겠거니 해서 얘기를 쉽게 쉽게 하는데 가려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그런데 휴가를 가는 분들도 물어보니까 풍족하게 편안하게 가는 건 꼭 아닌 걸로 그렇게 얘기가 나옵니다. 다른 통계를 하나 더 가져오면 대한경총회에서 전국에 500개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올해 여름휴가가 최근 들어서 가장 긴 걸로. 평균 4.4일이 주어지는데.
▷ 한수진/사회자:
좋은데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렇게 좋기만 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 한수진/사회자:
휴가 길어지면 좋은 거 아니에요?
▶ SBS 김범주 기자:
회사들이 우리 직원들이 잘 쉬어야 휴가 갔다 와서 일 더 열심히 하지, 이래서 휴가를 보내는 게 아니라는 거죠. 왜냐하면 휴가를 늘린 회사들한테 이유를 물었더니 30% 이상이 일거리가 없어서 지금 휴가 보내는 게 더 낫다, 이렇게 답했고. 20%는 나중에 어차피 휴가 안 가면 연차 수당이라고 해서 돈으로 돌려줘야 하니까 지금 휴가를 보내는 게 이득이다, 이렇게 답을 했습니다. 특히 직원이 300명이 안 되는 작은 회사일수록 휴가를 작년보다 더 늘렸는데 작년에는 4일을 안 줬었거든요.
오히려 일이 많다 해서 안 보냈었는데 올해는 평균 반나절을 더 주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그만큼 회사가 팍팍하다는 거고. 또 한 가지는 이거 요즘 느끼시는 분들 많을 텐데 휴가비도 야박해졌습니다. 휴가비 안 주는 회사가 늘었고요. 반대로 휴가비를 주는 회사도 돈을 줄여서 작년에 평균 62만 원 정도 휴가비를 줬는데 올해는 59만 원. 3만 원이 줄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 들어보니까 휴가 못가는 사람은 늘고 가더라도 주머니가 헐렁해져서 가는 거고. 이렇게 되면 휴가철 분위기가 확 살기는 아무래도 힘들겠어요.
▶ SBS 김범주 기자:
불황형 휴가 이렇게 불러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여기서 휴가 가는 사람들의 휴가 패턴도 바뀐 부분도 눈길을 끌어요. 아까 9500가구한테 물어본 정부 조사로 넘어와서 다시 분석을 해보면 국내 휴가부터 보면 휴가비는 작년하고 큰 차이가 없이 60만 원 정도 쓰겠다 하는 사람이 제일 많습니다. 2박 3일 여행도 제일 많고요. 그런데 한 가지 눈에 띄는 차이는 어디 멀리 안 가고 그냥 시내에 딱. 시내 호텔 같은 데 묶는 이런 스타일이 꽤 많아졌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호텔이 비싸긴 한데 교통비나 시간 생각하면 그게 괜찮다고 생각하는 그런 분들
▶ SBS 김범주 기자:
그렇게 봐야 되겠죠. 2년 전 조사만 봐도 그렇게 휴가 가겠다는 사람이 3%밖에 안 됐습니다. 그러니까 서울에 집이 있는데 서울에 호텔을 뭐하러 가, 이런 사람이 많았다면 올해 조사는 10%까지 올라갔어요. 10명 중에 1명은 시내 호텔로 간다는 얘긴데 큰 변화입니다. 멀리 여행 가서 인파에 몰리고 솔직히 아직 밥값이나 음식점이나 아무래도 휴가 때 비싸게 받는 경우 있잖아요. 그러느니 도심 호텔 가서 기분내자, 이런 비율이 늘어난 건 눈여겨 볼 부분이고. 해외로 나가는 부분에서도 변화가 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해외? 이것도 역시 경제적인 효과가 늘었다, 이런 얘기인가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렇게 봐야되겠죠. 해외여행에 쓰는 비용이 작년에 비해서 굉장히 많이 줄었어요. 작년에는 한 집에 430만 원 평균. 여름 여행비로 썼는데 올해는 380만 원으로 50만 원이 줄었습니다. 그런데 평균이 그렇다는 거고요. 구체적으로 보면 일단 800만 원 이상 쓰는 아주 비싼 여행 가는 분들이 이 분들은 거의 그대로. 이 분들은 항상 변화가 없고요. 800만 원이면 유럽 미국 이런 데에서 비싼 여행지에서 제대로 여행 즐기는 분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큰 차이는 400만 원에서 800만 원 사이대 여행에서 일어납니다. 이런 정도면 3인 가족 정도가 미국이나 유럽도 가면서 알뜰하게 가면 다녀올 수 있는 수준인데 이 부분이 크게 줄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줄었어요?
▶ SBS 김범주 기자:
네
▷ 한수진/사회자:
요즘 유럽 테러 영향도 있을 것 같은데요?
▶ SBS 김범주 기자:
테러 영향이 굉장히 사실은 좀 있죠. 그 부분도 있을 수 있는데 미국 가겠다는 사람도 많이 줄었어요. 작년에 해외여행 가는 사람 중에 미국이 20%, 유럽이 13%. 3분의 1은 미국 유럽으로 갔었거든요. 여행 좀 길게 가자 이런 식으로. 그런데 올해는 미국이 8% 유럽이 6%입니다.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어요. 어쩐지 저도 요새 보니까 미국 유럽 가는 비행기 표가 작년보다 값이 싸고요. 그것도 오래 남아 있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SBS 김범주 기자:
네. 테러도 테러지만 그만큼 금액이 부담스러운 게 아닌가. 작년에는 400에서 800만 원 쓴다는 사람이 33%였습니다. 3분의 1 정도 됐었는데 수치가 거의 비슷하죠. 미국 유럽 가는 거랑. 올해는 거의 절반으로 17%로 줄었고요. 반대로 많이 늘어난 게 200에서 300만 원. 이 가격대가 많이 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가족들이 이렇게 가려면 동남아 정도 다녀올 수 있겠네요.
▶ SBS 김범주 기자:
요즘 저가 항공이 많이 늘어서 저가 항공이 보통 취항하는 게 중국 동남아 이쪽 가까운 데 많이 가잖아요. 비행기표만 쌀 때 잘 잡으면 꽤 아껴서 이걸 다녀올 수 있는 상황이 되는데 그래서 올해 보니까 작년에 중국 일본 동남아 이런 데 갔던 사람들이 55% 정도였었는데 올해는 70%가 넘어가서 대부분 가까운 데에 경제적인 데로 찾아가는 걸로 볼 수 있겠습니다. 올해 휴가는 허리띠 졸라매는 휴가다, 휴가도. 다녀오신 분들도 그래서 다녀오실 분들은 제한된 예산 안에서. 그래도 최대한 즐겁게.
▷ 한수진/사회자:
국내에서 많이 다녔으면 좋겠다, 이런 분위기도 있는 거잖아요
▶ SBS 김범주 기자:
90%는 국내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걸로 조사가 됐습니다. 휴가 가시는 분들 중에. 못 가는 분들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상당히 많은 절반이 넘는 분들이 못 가실 텐데 저도 이번에 별 계획이 없습니다. 일상이 휴가다. 방법이 없잖아요. 일상이 휴가라고 생각하고 잘 버티셔야 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휴가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SBS 김범주 기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