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내렸지만 한 달이 넘도록 대출금리를 내린 카드사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준금리 인하로 조달금리가 크게 내려갔는데 카드사들만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BC카드를 제외한 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하나, 롯데, 우리 등 7개 전업계 카드사 중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카드금리를 내린 곳은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 3곳입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15일 현금서비스 최고금리를 27.5%에서 26.5%로 1%포인트 낮췄고 KB국민카드도 지난달 18일부터 카드론 최고금리를 연 24.8%에서 24.3%로 0.5%포인트 내렸습니다.
그러나 이들 2개 카드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전인 4월과 5월에 이미 대출 금리를 낮추겠다고 예고한 상태였습니다.
롯데카드도 지난 11일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최고금리를 연 26.49%로 각각 0.9%포인트 낮췄지만 이 역시 기준금리 인하 전에 내부적으로 현금서비스 금리를 낮추기로 결정한 상황이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카드사들이 회사채 발행 등으로 차입한 금액의 잔액은 약 56조6천억원입니다.
기준금리 인하분만큼 조달금리가 내려가면 카드사들은 매월 약 100억원 이상의 조달비용이 줄어드는 셈입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카드사들이 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상품금리에는 조달비용뿐 아니라 대손비용이나 관리비용 등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 기준금리가 떨어졌다고 바로 상품금리에 반영하기는 어렵다"며 "카드사들이 정기적으로 금리 조정을 하므로 차후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