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6일 개막하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전 세계인의 걱정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남미에서 열리는 최초의 올림픽, 난민팀 출전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고 있지만, 대회 개막을 한 달 앞둔 상황에서 지카 바이러스, 대통령 탄핵 등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슈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심각한 치안 불안, 최악의 수질 오염, 재정 악화 등 사회 인프라와 관련된 문제도 끊임없이 나오는 데다 최근에는 슈퍼 박테리아까지 출현해 올림픽패밀리와 관광객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 1시간에 13번씩 강·절도…테러 발생 우려도 =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 이번 올림픽의 가장 큰 문제는 리우의 불안한 치안이 꼽힌다.
시드니 레비 대회 조직위원장 역시 지난달 29일 "테러와 범죄로부터 선수단과 관람객의 안전을 지켜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을 정도다.
최근 브라질 공공치안연구소(ISP)가 발표한 1∼5월 리우 주(州) 강·절도 사건 발생 건수는 4만8천429건으로, 시간당 13건에 이른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1~5월 리우 주에서 발생한 살인은 2천83건이었고, 노상강도는 5월에만 9천968건이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빈민 지역에서 경찰의 활동방식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있지만, 올해 살해당한 경찰 숫자도 50명을 넘었다.
도심 총격전, 중계방송장비 강도, 토막 시신 발견 등 강력범죄 뉴스가 끊이지 않고 나온다.
최근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등이 터키, 방글라데시, 이라크에서 연이어 테러를 일으킨 가운데 대규모 관중이 한자리에 모이고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올림픽 개최지에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오염된 바닷물…슈퍼 박테리아까지 출현 = 리우에서 올림픽 경기장 적응 훈련 중인 각국 요트 대표팀은 현지 해양 오염이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SPN에 따르면 요트 경기가 열리는 구아나바라 만은 기름 막이 뒤덮여 흰색 요트가 갈색으로 변할 정도다.
최근에는 철인 3종경기가 열리는 코파카바나 해변 등에서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슈퍼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브라질 과학자들은 병원들이 하수를 바다로 흘려보내면서 슈퍼 박테리아가 생긴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또 리우는 식수마저 오염돼 A형 간염과 장티푸스 등이 집단 발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 지카 바이러스…톱스타 줄줄이 불참 선언 = 지난해 10월부터 유행한 지카 바이러스는 대회 분위기 조성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집트 숲모기'나 성관계 등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는 태아의 뇌에 영향을 미쳐 소두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심각하자 지난 2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보건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자케스 바기네르 브라질 수석장관이 임산부들의 건강을 우려해 올림픽기간 리우 방문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골프 제이슨 데이(호주), 농구 스테픈 커리(미국) 등 다수의 스타 선수들이 지카 바이러스를 이유로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 18일까지 보고된 소두증 신생아는 1천616명에 이른다.
남반구인 브라질은 8월이 겨울인 만큼 '이집트 숲모기'의 활동이 감소하고 지카 바이러스도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최근 브라질에서는 신종플루에 따른 피해가 증가추세다.
지난달 11일까지 브라질의 신종플루 사망자는 1천 명을 넘었다.
◇ 심각한 재정난…경찰·소방관도 시위 = 지난달 브라질 경찰과 소방관들이 리우 국제공항에서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파업 시위에 나선 것은 리우의 치안 불안과 재정난을 동시에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현수막에는 "경찰관과 소방관이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리우에 온 누구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다"고 적혀있었고 "환영합니다. 우리는 병원이 없습니다"라고 적힌 문구도 걸렸다.
브라질 경찰 300여 명은 지난달 경찰차에 넣을 기름이 없을 정도로 열악한 근무 환경과 임금이 체불된 데 반발해 시위에 나섰다.
브라질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3~5월 평균 실업률이 2012년 조사 시작 이후 최고치인 11.2%에 이르렀다.
지난달 17일 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긴급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공공재난 사태'를 선포했지만, 경찰의 파업 시위를 막지 못했다.
◇ 대통령 탄핵 정국…개막식 참석 외빈도 축소 =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추진되면서 정국이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상원 최종 표결은 8월 중순으로 예정돼있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집무를 보고 있지만 테메르 정부 각료들이 부패수사에 개입한 의혹으로 잇따라 낙마한 데다, 테메르 권한대행이 속한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유력 인사들의 부패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에 대한 브라질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대회 기간 탄핵안 표결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회 개막 선언은 테메르 권한대행이 할 예정이지만 브라질 언론은 현재까지 개막식 참석을 확인한 정상과 정부대표가 50∼60명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 조직위, 그래도 성공 개최 의지 다져 = 이처럼 악재가 겹겹이 쌓여있지만, 카를루스 아르투르 누스만 브라질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은 놀라운 축제의 장이 될 거라 확신한다. 모두가 좋아할 것이다"고 대회 성공을 낙관했다.
브라질 당국은 치안과 테러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군경 8만5천 명을 동원하고 환경 오염에 대처하기 위해 매일 구아나바라만의 수질을 검사할 방침이다.
지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대회 개막 1주일 전부터 리우 시내에서 통합방역센터를 가동한다.
리우조직위는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보이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펼쳐지는 지구촌 행사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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